청문회 없이 임명?…김승희 '의혹 백화점' 들여다보니
입력: 2022.06.13 00:00 / 수정: 2022.06.13 00:55

이해충돌·과거 발언도 논란…“후보자 자질 부족”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갭투기와 편법증여 의혹을 시작으로 관용차 도색 후 매입 등 수없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뉴시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갭투기와 편법증여 의혹을 시작으로 관용차 도색 후 매입 등 수없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안정호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갭투기와 편법증여 의혹을 시작으로 관용차 도색 후 매입 등 수없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이에 앞서 자녀 논란 등으로 지명 43일 만에 자진사퇴한 정호영 후보자에 못지않게 김 후보자의 해명 또한 미흡하다는 지적이많다.

하지만 원 구성을 놓고 여야 대치가 길어지며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정치자금으로 렌터카 도색 후 매입…"후보자 자질 부족"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임기 종료 후인 2020년 6월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제네시스 G80을 ‘자가용 승용’으로 용도 변경했다. 이 차량은 원래 2017년 2월 ‘영업용 승용(렌터카)’으로 등록된 차다.

김 후보자는 의원 재직 시기인 2020년 3월 30일 352만 원의 정치자금을 들여 이 차량을 도색했다. 관용으로 쓰던 차량을 임기를 마치자마자 개인차로 용도 변경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352만 원의 정치자금으로 배우자의 차량인 2010년식 그랜저를 수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개인차 용도 변경을 놓고 김 후보자는 "차량이 필요한 상황이 돼 의정활동 기간 동안에 이용해 차량 조작, 운행이 익숙해진 해당 렌터 차량을 인수한 것"이라며 도색은 렌터가 계약 만료 시점에 계약서의 원상복구 의무에 따라 도색작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가 정치자금으로 해당 렌터카를 사들였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김 후보자는 2017년 2월 제네시스 G80을 빌리며 1857만 원의 정치자금을 보증금 명목으로 냈다. 당시 계약서 상에는 보증금은 36개월 후 인수시 감가상각으로 0원이 된다고 명시됐다. 이후 김 후보자는 2020년 의원 임기를 마친 뒤에도 렌터카를 반납하지 않고 인수했고 이 당시 보증금을 따로 돌려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자는 실무진 착오로 본인은 세부 사항은 몰랐다며 해당 정치자금을 반납했다.

후보자의 해명에도 반응은 싸늘하다. 고영인 의원은 "누가봐도 소유할 목적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김 후보자의 이런 도덕적 해이는 장관 후보자로서 자질 부족"이라고 비판했다.

◆ 연이은 ‘부동산’ 의혹에 '이해충돌'까지…‘문재인 치매’ 발언도

부동산 관련 의혹도 피해가지 못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승희 후보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차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세종시 도담동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2017년 4억2400만 원에 팔았다. 당시 분양가가 2억5400만 원에서 2억880만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1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은 것이다.

게대가 김 후보자가 식약처 재직 당시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은 아파트가 아닌 관사에 살았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재테크를 목적으로 분양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경제적 이득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자녀가 얽힌 부동산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장녀는 2019년 외할머니에게 서울 상도동에 있는 아파트를 4억6000만 원에 매입한 뒤 이 아파트를 다시 외할머니에게 3억6000만 원에 전세로 준 것이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장녀가 외할머니에게 아파트를 불법 증여받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김 후보자 측은 정상적 거래로 법적,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21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임기 막바지 정치자금으로 보좌진 격려금과 동료의원 후원금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남아있는 정치자금은 국고로 귀속되는데 후보자는 임기를 마친 뒤 잔액이 없다고 보고한 것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선관위 지침에 따라 허용 범위 내에서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엄마 찬스’ 논란까지 등장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과거 후보자의 장녀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채용에 홀로 응시해 합격했는데 당시 공고가 공시 사이트에 게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장녀가 채용 사이트를 보고 응시했고 취업활동에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한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재임 기간 중 보좌진을 48번 교체했다는 의혹, 아파트 재건축 완화 법안을 대표 발의해 스스로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이해 충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의원 시절 과거 발언도 새삼 문제가 됐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0월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상"이라고 말해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된 바 있다.

이같이 줄잇는 의혹에 야당에 이어 보건 시민단체의 반응 또한 부정적이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은 "(김 후보자는) 앞서 정호영 후보자와 도덕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인물"이라며 "젼형적인 회전문 인사로 의료 민영화 등에 특화된 후보를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하려는 것에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법률상 김승희 후보의 인사청문회는 오는 21일까지 끝나야한다.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 때문에 청문회 개최는 불투명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이후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 사실상 임명이 강행된다.

vividoc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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