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권 행사 저해하지 않는 범위면 가능"
도시환경정비조합 총회에 대리인을 출석시켜도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도시환경정비조합 총회에 대리인을 출석시켜도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천안시를 상대로 낸 조합 설립인가 무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사업구역 내 토지소유자인 A씨는 2019년 천안시의 모 도시환경정비조합 인가는 총회 의결에 하자가 있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옛 도시주거환경정비법은 총회 의결 조건으로 조합원의 10% 이상(창립총회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총회는 20%)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합 총회는 직접 출석이 20%에 미치지 못 해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원고 승소로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조합 총회 출석은 본인이 직접해야 하며 대리인 출석은 허용될 수 없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반면 대법원은 문제의 옛 도시정비법 24조 5항은 대리인의 출석도 허용하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일부 조합은 정관에 서면 의결권 행사를 총회 출석으로 인정하는 규정을 둬 극소수 조합원의 출석만으로도 총회가 열리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총회 의결에 조합원의 의사를 명확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게 입법취지라는 설명이다.
대법원은 "반드시 본인 자신이 직접 출석해야만 (입법취지가) 관철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봤다.
토지 등 소유자가 질병이나 부상, 출장, 해외거주 등으로 총회에 참석할 수 없다면 대리인을 출석시켜 의사를 밝히도록 허용해도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개정된 도시정비법 45조 7항도 총회의 의결을 놓고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직접 출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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