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사람이 왜" 이웃끼리 소송…대법 "명예훼손 아냐"
입력: 2022.05.30 06:00 / 수정: 2022.05.30 06:00
이혼한 사람이 행사에 와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는 말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명예훼손의 전제인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견의 표현으로 봤기 때문이다./더팩트 DB
'이혼한 사람이 행사에 와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는 말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명예훼손의 전제인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견의 표현으로 봤기 때문이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혼한 사람이 행사에 와서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는 말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명예훼손의 전제인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견의 표현으로 봤기 때문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모 통장인 A씨가 동주민센터장인 B씨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2019년 1월 휴대폰으로 한 주민자치위원과 통화하면서 "이혼한 사람이 당산제(마을 전통 제사) 행사에 참여하면 부정탄다는 소문이 있다. 이혼한 A씨도 당산제에 참석해 안 좋게 평가하는 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음날 주민들과 식사 자리에서도 "A는 이혼한 사람이 왜 당산제에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B씨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B씨의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원심은 피해자가 이혼했고 행사에 참여했다는 발언은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결론냈다. 이혼 경위나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 등은 언급하지 않았고 이혼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점차 사라지는 요즘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과 평가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안 좋은 평가가 많다", "이혼한 사람이 왜 왔느냐"는 식으로 객관적 사실에 더해 이혼한 사람을 비난했으므로 명예훼손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문제삼은 발언은 이혼한 A씨의 당산제 참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명예훼손죄 성립의 기본인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는 말이다.

대법원은 원심이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현의 구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파기환송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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