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권순범 대구고검장이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항의하며 사직했다.
권순범 고검장은 3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고위간부로서 부당한 입법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입법 저지에 미력을 보태왔지만 오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사직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권순범 고검장은 "누군가는 남아서 할 일이 있고 누군가는 떠남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범죄에서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을 놓고는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더니 뜬금없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박탈했다. 힘없는 고발인들의 권리 침해에는 꿀먹은 벙어리"라며 "대한민국의 국격과 인권이 후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역사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고검장은 검찰에 쓴소리도 남겼다. 그는 "이번 입법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매사에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역지사지하는 습관과 겸손한 마음가짐은 존경받는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이자 신뢰받는 조직에 필수적 문화"라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준사법기관으로 객관의무 수행자로서 항상 자중자애하는 지혜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권 고검장을 비롯한 고검장 7명은 지난달 22일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자 사의를 밝힌 바 있다.
권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인권부장, 전주지검장, 부산지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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