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조국과 통화" 진술한 증인, 법정서 "틀린 얘기"
입력: 2022.05.03 00:00 / 수정: 2022.05.03 00:00

민주당 울산선대위 근무자 증언…"상대후보 비위수집은 선거전략"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철호(사진) 울산시장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증인이 법정에서는 틀린 이야기라고 번복했다. /이동률 기자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철호(사진) 울산시장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증인이 법정에서는 "틀린 이야기"라고 번복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이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증인이 법정에서는 "틀린 이야기"라고 번복했다. 이 증인은 송 시장이 상대 후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비위 자료를 수집했다며 "선거판의 기본"이라고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장용범·마성영·김정곤 부장판사)는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시장 등 13명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울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에서 근무한 A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 씨는 2017~2018년 송 시장의 선거 운동을 준비했냐는 검찰의 물음에 "개인적인 선거운동이 아닌 당 소속으로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 준비 과정에서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이 '김기현 비위를 모아 와라', '송철호의 선거운동 관여는 극비에 부쳐 달라. 그렇게 해야 김기현 정보를 모을 수 있다'라고 언급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A 씨는 "워딩이 딱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뜻은 들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송 전 부시장은 2017년 10월부터 송 시장의 캠프에서 활동했다.

송 전 부시장이 김 의원 측근 비위 관련 자료를 들고 다녔냐는 질문에는 "특정해서 자료를 보지 않았다"면서도 "첩보와 비위 등 정보경찰이 가진 것처럼 체계적인 자료는 아니어도 유사한 자료가 있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선거는 1년의 과업이다. 김 의원 쪽에서도 (송 시장 관련 자료를) 모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자인 김 의원의 비위 의혹을 수집하기는 했으나 이는 선거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준비 작업이라는 취지다. 이 밖에 A 씨는 회의 중 '김 의원 측근 수사 관련 보도가 있을 때마다 선거에 활용해야 한다'라는 발언이 나온 적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상대 후보에 대한 약점을 잡고 있어야 하는 게 선거판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활용하는 건) 선거의 기본"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의 형제 등 가족 비리를 유리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논의한 적 있냐는 물음에도 "그건 선거의 기본 전략"이라며 "논의라기보다 전략과 전술 차원에서 당연히 그런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A 씨는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막 부임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송 시장이 만났다고 밝혔다. 송 시장이 황 의원과 만난 뒤 "황운하와 잘 얘기됐다. 적극적으로 돕겠단다"라는 취지로 말한 적 있냐는 검찰의 질문에 A 씨는 "그런 내용의 말을 딱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며 "순조로웠다는 표정이어서 (송 시장과 황 의원이) 소통이 잘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김세정 기자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 /김세정 기자

송 시장 측은 반대신문에서 A 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 씨가 후보 캠프의 일원으로서 정식적으로 선거 운동을 한 적 없다는 이유다. A 씨 역시 반대신문 과정에서 "(캠프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관심은 기울였다", "(선거캠프에) 간 적은 있지만 회의에 들어간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상대 후보 비위 수집은 선거 과정에서 당연히 이뤄지는 일'이라는 주신문 답변에 대해 변호인이 "비위 의혹을 수집한 건가 아니면 개인정보 등 선거에 임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모아야 하는 자료를 수집한 건가"라고 묻자 "정독을 안 해서 구체적은 내용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A 씨는 2019년 연말에서 2020년 연초 사이 검사와 두어 차례 면담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면담에서 A 씨는 '송철호가 황운하로 보이는 사람과 통화하는 걸 들었다. 통화 상대방이 조국, 임종석이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송 시장 측 반대신문에서는 "틀린 얘기다. 통화하는 걸 직접 봤다는 건 아니고 (누군가에게) 얘기를 들었다"라고 번복했다.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했냐는 변호인의 물음에는 "연장자(송철호)가 누구와 통화하는지 어떻게 추궁하냐"라고 반문했다.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 황 의원 등 13명은 이른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지난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송 시장은 상대 후보였던 김 의원에 대한 수사를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 전 부시장이 김 의원에 대한 비위를 청와대에 제보해 백원우·박형철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거쳐 경찰에 첩보 문건이 이첩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다음 재판은 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날 반대신문을 마치지 못한 A 씨가 재차 증인으로 출석한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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