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병역을 거부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뒤집힌 끝에 무죄가 확정됐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병역을 거부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뒤집힌 끝에 무죄가 확정됐다. 수혈거부 교리를 지키기 위해 십수년간 위임장을 지니고 다니는 등의 사실에 비춰 진정한 종교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신 이동원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씨는 2018년 현역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A씨에게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며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부모와 떨어져 산 뒤부터 입영통지서를 받기까지 9년 동안 여호와의증인 정기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2020년에서야 전도봉사활동을 시작했으며 침례를 받고 신도가 됐다.
재판부는 이같은 정황을 근거로 "피고인의 입영 거부는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병역을 거부할 당시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하기 전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는데도 이를 감수했다는 것이다.
A씨가 어려서부터 가족과 함께 여호와의 증인 신앙 아래 성장했고 2011년부터 수혈거부 교리를 지키기 위해 '사전 의료지시 및 위임장'을 갖고다녔던 것도 무죄판단의 근거가 됐다. 웹하드업체나 게임업체에도 가입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음란물이나 폭력물을 이용했다는 증거도 없어 종교적 신념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인정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