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돈을 꾸면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가치가 충분했다면 변제를 하지 못했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채무자가 돈을 꾸면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가치가 충분했다면 갚을 의사와 능력이 인정돼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사기죄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피해자 B씨에게 5000만원을 빌리면서 모 주식회사의 주식 1만2500주를 담보로 주며 2개월 후에 변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A씨를 배임죄는 주위적 공소사실, 사기죄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기소했지만 둘 다 무죄로 판단됐다.
검찰은 배임죄 무죄 판결에는 항소하지 않고 사기죄 무죄만 불복했는데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나왔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담보로 주식을 제공했지만 회사에 양도했다고 통보하지 않았고 주주명부 명의개서도 하지 않은데다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기까지 했다며 충분한 담보를 제공했다고 볼 수없다고 판단했다.
돈을 빌릴 당시 십수억원의 채무를 진 상태여서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도 없었다고 인정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피해자 B씨도 돈을 빌려줄 때 주식이 충분히 담보 가치가 있었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다. 담보로 제공된 주식가치 합계는 빌린 돈 5000만원보다도 많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충분한 담보를 제공한다는 인식 없이 돈을 빌렸다거나 빌릴 당시 편취의 범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사기죄 성립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받아들여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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