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없는 확진, 하루 400명 사망…그래도 '완화 또 완화'
입력: 2022.03.19 00:00 / 수정: 2022.03.19 00:00

"의료체계 여력 한계, 정부 인정해야"…중환자 병상 포화 가능성도 제기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는 지속적으로 거리두기 조치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는 지속적으로 거리두기 조치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는 지속적으로 거리두기 조치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

민생경제 어려움을 감안한 결정이지만 감염에 따른 피해을 겉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키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1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적모임 제한 인원은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완화한다. 오후 11시까지인 다중이용시설 영업제한 등 다른 조치는 현행 그대로 유지한다.

전면적인 완화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온 기조를 이번에도 유지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식당·카페 등 시설의 영업가능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고, 이달 초 모든 시설을 오후 11시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다시 완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늘렸다. 또 이 기간 출입 확인 목적의 출입명부 작성 의무를 없애고 방역패스도 중단했다.

누적된 민생경제의 피해를 감안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중환자병상 등 의료대응 여력도 아직 한계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전날 기준으로 병상가동률은 중환자 66.5%, 준중증 71.6%, 중등증 46.7% 등으로 여력이 남아있다. 특히 중환자 병상은 총 2801개를 확보, 의료체계 붕괴 우려까지 제기됐던 델타 유행 당시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렸다.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내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 앞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새롬 기자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내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 앞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이새롬 기자

그러나 일일 확진자가 60만 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는 400명 대까지 치솟는 상황이 과연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 사태 발생 이후 2년 가까이 강력한 조치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의 발생률로 관리했는데 유행이 가장 확산된 시점에 조치를 완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일주일 간 확진자수는 38만3658→35만183→30만9782→36만2324→40만740→62만1328→40만7017명을 나타냈다. 이 기간에만 28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사망자수는 269→251→200→293→164→429→301명을 나타내 총 1907명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행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더라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며 "쓸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다 해체해 놓은 마당이니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의료체계 붕괴 직전인 상황을 국민들께서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 전날에는 "코로나19의 가장 취약한 계층이 고령의 기저질환자고, 이 분들이 코로나에 감염되면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그게 상식이고 과학이다"며 "당국은 기저질환자는 코로나 감염되어서 돌아가시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당국이 최근 코로나19 사망자 중 절반 가량이 기저질환자라고 해명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1월6일 오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코로나19 준중증·중등증병동 의료인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임영무 기자
1월6일 오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코로나19 준중증·중등증병동 의료인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임영무 기자

통상 확진자수 증가에 2주 가량 후행하는 중환자수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현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지금 정부가 발표하는 재원 중환자수는 1200명 대지만 실제로 병상을 사용하고 있는 수는 재원 중환자수보다 50%정도 많다"며 "중증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분들이 미리 중환자실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고, 중환자 시기가 넘어가도 다른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여전히 계신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사용 병상수가) 1800개에 도달하는 순간 병상은 사실상 포화상태임을 의미한다"며 "중환자수 정점 시기에 실제 사용 병상수가 2800개 아래로 유지되느냐가 의료체계가 버틸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부정적인 부분도 있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honey@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