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조치 늦어 70대 환자 사망…요양병원장 유죄 확정
입력: 2022.03.18 06:00 / 수정: 2022.03.18 06:00

요양보호사 2명과 함께 벌금형

저혈당 쇼크를 받은 환자를 제대로 응급조치하지 못 해 사망하게 한 요양병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더팩트 DB
저혈당 쇼크를 받은 환자를 제대로 응급조치하지 못 해 사망하게 한 요양병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저혈당 쇼크를 받은 환자를 제대로 응급조치하지 못 해 사망하게 한 요양병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병원장 A씨와 요양보호사 B,C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B,C씨는 2017년 4월 고혈압·당뇨를 앓는 피해자 D(당시 78세) 씨가 저혈당 쇼크로 의식을 잃어가는 상태를 보였는데도 혈당수치를 확인하거나 원장에게 알리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원장 A씨는 요양보호사에게 교육을 소홀히 하고 사고 시각 법정 기준 인원에 못 미치는 보호사를 배치하는 등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전문적 의료지식이 없는 B,C씨가 피해자가 저혈당 쇼크에 빠졌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봤다. A씨가 보호사 인원배치기준을 지켰어도 사건 발생 시각인 새벽 인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원장의 업무상 과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달랐다. 피해자가 사망 당일 전에도 여러 번 저혈당 수치를 기록했고 B씨도 피해자가 팔이 축 늘어진 모습을 보이자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를 주는 등 사전지식과 다년간 근무경험으로 충분히 저혈당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봤다.

B,C씨는 피해자 호흡이 불편해지고 경련 증상을 보이자 가족이 도착하기까지 30분간 몸을 주물러줬는데 경련이 발생하면 5분 뒤에는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요양보호사 매뉴얼은 규정하고 있다. 사건 당시 신고는 피해자 가족이 도착한 뒤에야 이뤄졌다.

원장 A씨도 응급상황 때는 119에 가장 먼저 신고한다는 매뉴얼과 다르게 원장에게 먼저 보고하도록 병원 원칙을 세우는 등 교육을 잘못해 요양보호사가 응급상황이 적절히 대처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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