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없이 5년 동안 수억 모집…"죄질 가볍지 않다"
별도의 등록 없이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상학(오른쪽)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탈북민 단체를 운영하며 별도의 등록 없이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1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8일 오전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대표와 그의 동생 박정오 큰샘 대표에게 벌금 300만 원과 200만 원을 각각 선고하고 1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자유북한운동연합·큰샘 법인에도 벌금 200만 원과 100만 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년간 법령에 따른 절차 없이 상당한 금액의 기부금을 모집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법률 위반에 대한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은 점, 부정하게 기부금품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 등은 2015~2020년 탈북민 인권단체를 운영하면서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기부금을 모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는 약 1억 7000만 원, 동생 박정오 대표는 1900만 원가량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금품법은 연 1000만 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받으려면 모집·사용계획서를 작성해 관할 관청에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박 대표 등은 재판 과정에서 기부금품법상 기부금품에 해당하지 않고, 계획서를 별도로 등록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4월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경기·강원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한 혐의(남북관계발전법 위반)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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