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연장 열흘 만에 방역패스 해제…"정점 이후 중환자 병상 부족할 수도"
정부가 열흘 만에 방역조치 유지에서 완화로 입장을 전면 선회했다. 방역패스 중단 이틀째인 2일 서울의 한 식당에 '그냥 들어오세요'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정부가 열흘 만에 방역조치 유지에서 완화로 입장을 전면 선회했다.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지만 아직 불안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8일 각종 다중이용시설 등에 적용 중이던 방역패스를 이달 1일부터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기존 거리두기 조치 중 영업시간 제한만 일부 완화하고 나머지는 유지하기로 결정한 지 열흘 만이다. 아울러 이달 1일부터는 확진자 동거인의 격리 의무를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없애는 조치도 시행했다.
거리두기 조정 당시 당국은 유행 정점과 규모가 불확실한 만큼 정점까지 지켜보고 감소세로 전환한 뒤 조치를 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열흘 만에 완전히 입장을 바꾼 셈이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도 중환자수는 백신 접종 효과 덕분에 의료체계 여력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방역패스 중단을 발표한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60세 이상 고령층 등의 3차 접종을 신속하게 수행하는 것이었다"며 "그 결과 현재 60대 이상 연령층의 발생률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내 마련된 신속항원검사소 앞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새롬 기자 |
당국은 확산세가 3월 중 정점에 도달하고 일일 확진자 규모는 최대 27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확보한 중환자 병상은 2700여 개인데 이를 통해 유행의 정점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2주 간 일일 확진자수는 9만3129→10만9820→10만2206→10만4825→9만5359→9만9568→17만1451→17만7→16만5889→16만6201→16만3562→13만9626→13만8993→21만9241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수는 389→385→408→439→480→480→512→581→655→643→663→715→727→762명으로 2배 가량 늘었다.
다만 조치 완화가 섣부른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찮다. 현재 확보한 병상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13~14일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고 (확진자수는) 최대 26만~27만명 정도로 예상한다"며 "중환자수 정점은 유행 정점보다 2~3주 뒤 찾아온다. 3월 말~4월 초 약 2500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준비한 중증병상수가 2500개 정도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현재) 재원 중환자수는 760명으로 집계되지만 실제 사용하는 병상은 그 2배에 조금 못미치는 1376병상"이라며 "병상 점유율은 실질 중환자수보다 항상 높다. 정점이 지난 뒤 병상이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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