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펀드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1조 원대 펀드 사기 사건으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970년생인 김 대표 측은 2심 첫 재판에서 1심의 징역 25년 판결을 놓고 "사실상 종신형이라 너무 가혹하다"라고 주장했으나, 15년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대표 등의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대표에게 징역 40년에 벌금 5억 원, 추징금 751억 7500만 원을 선고했다.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 씨에게는 징역 20년에 벌금 5억 원, 추징금 51억 7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사 윤석호 변호사·송상희 씨에게도 징역 15년에 벌금 3억 원·징역 8년에 벌금 3억 원의 중형이 각각 선고됐다. 공범인 스킨앤스킨 고문 유현권 씨도 징역 17년에 벌금 5억 원의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전반적으로 1심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다. 1심 재판부는 김 대표에게 징역 25년, 주주 이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사 윤 변호사와 송 씨에게는 각각 징역 8년과 3년을 선고했다. 유 씨는 2심보다 10년 가벼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3년 넘게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펀드 투자금 명목으로 합계 1조 34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편취하는 초대형 금융사기 범행을 저질렀다"며 "증권 등 전문직 종사자가 직무수행의 기회를 이용해 고도의 지능적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범행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면 피고인들은 2017년 중반부터 펀드 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성 안전 자산이라 기재해 투자자를 기만했다"며 "실제자금은 단 한건도 (공공기관 등에) 투자되지 않았고 대신 이 씨와 유 씨 등의 SPC 상장기업 펀드 자산으로 편입하는 데 사용됐다.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 여러제도의 허점을 철저하게 악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지배한 SPC로 흘러간 막대한 펀드 자금은 복잡한 과정 속에서 타당성 없는 곳에 쓰였고 결국 회수할 수 없게 돼 일반 투자자의 더 큰 피해가 양산됐다. 현재까지도 피해 회복 방법이 요원하다"라고 질타했다.

사태의 핵심인 김 대표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사기 범행으로 5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고, 안정적 상품이라고 믿은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 지대하다고 판단돼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해 평생 참회하게 하고, 초대형 금융사기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중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애초 지난달 11일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달 8일로, 또 15일로 미뤄지는 등 세 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판결 선고가 이뤄졌다. 재판부는 "생각보다 사안이 훨씬 복잡하고 기록이 방대한 데다 법리적 쟁점도 여러가지라 부득이 선고기일을 변경했음을 말씀드리며 양해를 구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5명 모두에 대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무죄 여부와 양형 이유를 다시 살폈다.

김 대표 등은 2017년 6월~2020년 6월 공공기관이 발주한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약 3200명의 피해자들에게 1조 3526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편취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투자금은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 등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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