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다 감형…징역 1년·집행유예 3년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 답안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뉴시스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 답안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이관형·최병률·원정숙 부장판사)는 21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현모씨 자매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나란히 선고했다.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받은 1심보다 다소 감형됐다.
재판부는 "아버지로부터 답안 유출 받아 5회에 걸쳐 학업성적 관리 업무를 방해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열심히 노력하던 동급생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물론이고 공교육 사회의 일반적 신뢰까지 심각히 훼손했다"며 "정기고사 성적이 자신의 실력으로 얻은 정당한 결과라며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쌍둥이 자매의 성적이 이례적으로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학원 레벨 테스트 결과 등을 보면 각 계열 전체 1등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 했다. 시험지에 외워둔 정답을 적어둔 흔적과 여러 차례 정정 전 정답을 선택한 사례 등을 사전유출 정황으로 인정했다.
다만 아버지 현 씨가 이미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했고, 자매들이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점, 치료를 받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 자매가 서로의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했다고 인정한 1심 판단은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보고, 일부 파기했다.
쌍둥이 자매는 지난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이듬해 1학기 기말고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교무부장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러 학교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학년 1학기 종합석차 459명 중 각각 121등, 59등이던 자매는 2학년 1학기 문·이과 수석을 나란히 차지했다.
아버지 현 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2020년 3월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쌍둥이 자매가 미성년자였던 1심에서는 장기 3년에 단기 2년의 실형을, 항소심에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