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대재해전문가 인사를 강조하면서 21일 검찰인사위원회가 주목된다. 사진은 독일을 방문 중인 13일(현지시간) 하노버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포즈를 취한 박범계 장관./법무부 제공 |
박범계 장관 거듭 의지 밝혀…2017년 당시는 검사장 인사 생략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 인사 기준을 다룰 인사위원회가 열린다. 이후 인사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공언한 대로 '중대재해전문가' 검사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고 인사위원들에게 통보했다. 구체적인 안건은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인사위는 정기 인사의 기준을 논의하며 구체적 인물을 포함한 인사안을 다루지는 않는다.
검찰인사위 결과에 따라 대검 검사급(검사장) 인사가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다. 박범계 장관은 비워둔 광주고검, 대전고검 차장검사에 중대재해전문가를 임명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정권말 검사장 인사에 부정적 기류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박 장관은 이를 반박하듯 독일 방문 중인 지난 12일 "산재로 사망사고를 줄일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가장 빠른 수단인 인사에 반영할 것인가가 문제"라면서 "누구를 발탁하는 차원이 아니라 폭넓게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 전날에는 광주 서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작업자 6명이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다. 박 장관이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는 청와대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점을 볼 때 어느정도 의견 접근을 이룬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박 장관이 이전부터 중대재해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것은 사실이다. 의원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직접 대표발의했다. 위헌 논란이 있던 조항을 가다듬은 법안 취지 설명에서 "행정적 책임만으로는 생명권과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침해를 막을 수 없다"며 "중대재해에 대한 형사책임의 시대를 열어 더 이상 재해에 사람의 생명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관 취임 후에도 중대재해 문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5월12일에는 평택항에서 근무 중 사고로 숨진 20대 청년노동자 이선호 씨의 빈소를 직접 찾아 "젊은 청년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 너무나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지난 8월 광주 재개발지역 내 철거건물 붕괴참사 당시는 법무부에 중대 안전사고 대응TF 구성을 지시한 것은 물론 광주를 직접 찾아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검찰 공공형사부가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안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재해, 시민재해 쪽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재해가 많은 울산을 방문해 울산지검,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실무자들과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지난해 12월 중대재해·안전사고 수사검사 간담회를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중대재해 전문가 강조가 맥락없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정황이다.
검찰 내에서는 박 장관이 언급한 중대재해 전문가로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시절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 씨 사망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한 진재선 서울중앙지검 3차장, 노동사건 경험이 많은 '공안통' 정영학 울산지검 차장, 법무부 중대 안전사고 대응TF팀장을 맡은 차순길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박 장관이 특정 인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권말 '알박기' 인사라는 견제도 들어오는 등 부담도 적지 않아 검사장 인사 단행을 장담할 수는 없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선거일이 3월로 조정되면서 예상된 일이다. 보통 대선 결과 당선자가 나온 뒤 검찰 연초 인사가 단행됐는데 올해부터는 대선 전에 인사 시즌이 잡힌 상황이다.
비슷한 상황으로 2017년 연초 검찰 인사가 거론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인사가 이뤄졌다. 당시 검찰인사위 논의를 거쳐 검사장 인사는 생략하고 차장·부장·평검사 인사만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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