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근(사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11일 담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뉴시스

암 투병 끝에…빈소 서울 강남 성모병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윤성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11일 담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3세.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8시께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강남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이다.

유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기로 했다.

1959년 충북 청원 출생인 윤 부장판사는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8년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2015~2017년 3년 동안 서울남부지방법원장을 역임한 뒤 2017년 재판부 업무에 복귀했다.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한국국제사법회·국제거래법학회 고문, 유엔국재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전문가회의 대한민국대표단을 맡는 등 국제법 전문가로 통했다.

수년 전 담도암 판정을 받은 윤 부장판사는 항암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재발해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윤 부장판사는 생전 법조계 현안과 법치주의에 관한 고찰을 담은 글을 신문에 기고하며 시민과 소통했다. 윤 부장판사의 건강이 악화된 뒤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동료들은 천고법치문화재단(이사장 송종의 전 법제처장)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 변호사)의 지원을 받아 윤 부장판사의 기고문을 모은 칼럼집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을 펴냈다.

칼럼집에는 윤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재판부의 배석 판사들이 전하는 메시지도 담겼다. 윤 부장판사는 후배를 아끼는 마음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병 중 동료들이 칼럼집을 위해 배석 판사를 일일이 수소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윤 부장판사는 20년 전 세상을 떠난 배석 판사의 배우자에게도 꼭 연락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칼럼집 출간은 윤 부장판사의 글을 사회에 전하고 인세를 병원비에 보탠다는 취지로 추진됐으나, 윤 부장판사가 2000만 원의 인세를 북한 이탈주민·자폐인 지원 단체에 기부하면서 법조계 안팎에 잔잔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ilra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