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식당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정책의 효력을 중단할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대형마트·식당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정책의 효력을 중단할 지 판단하기 위한 법원 심문에서 방역패스 효과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효력정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7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가까이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방역패스 정책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신청인 대표로 출석한 조 교수는 "군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25명 중 92%가 백신 접종자였고, 미국의 방역패스 유람선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98%도 접종자였다"며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방역패스를 시행하는데, 집단면역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일정 집단이 백신을 맞아 면역력이 생기면 이들 안에서 미접종자도 같이 보호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또 "지하철에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지적했다.

조 교수는 또 "임신부 98%가 미접종자인데 오는 10일부터 마트 가서 분유도 못 사게되고, 백신 미접종으로 실직하거나 취업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면서 방역패스 정책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와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를 대표해 출석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치명률이 감기보다 월등하게 높고 독감보다도 5~10배 높아 전세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며 "백신이 위험하다거나 효과가 없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백신 접종이 사망위험을 줄이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라는 게 의과학계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작년 12월 코로나19 유행 확산 때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한 결과 일간 7000명을 넘던 확진자 수가 3000명 중반대로 떨어졌고, 위중증 환자도 1000명 중반대에서 현재 700명대로 줄었다"는 근거를 댔다.

방역패스가 미접종자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성인 중 미접종자는 6%밖에 안되지만 전체 환자 중에는 30%, 중환자와 사망자 중에는 53%를 차지하며 의료체계 절반 이상이 미접종자에게 할애되고 있다"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마치면서 오는 10일 저녁 6시까지 양측에 추가 서면을 제출하라고 했다. 추가 서면 등을 검토한 후 이르면 다음 주 중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집행정지는 행정청의 처분과 관련한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기 전 처분의 집행 또는 효력을 임시로 정지시키는 법원의 명령으로, 본안 소송 중에 행정 처분이 집행될 경우 당사자가 추후 승소하더라도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절차다.

조 교수 등은 방역패스 정책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5일 이 소송과 별도로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 교육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정책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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