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의혹을 받은 이규원 검사를 기소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등을 계속 수사하겠다는 단서를 남겨 눈길을 끈다./더팩트 DB |
'윤중천 보고서' 이규원 검사 기소하면서 언급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검찰이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의혹을 받은 이규원 검사를 기소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등을 계속 수사하겠다는 단서를 남겨 눈길을 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는 전날 이규원 대전지검 부부장검사를 허위공문서작성죄, 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 공무상비밀누설죄,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부부장검사는 2018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산하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던 중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면담결과서를 허위작성해 2개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하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에 허위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와 함께 "나머지 관련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머지 관련 피의자'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소한 문재인 대통령,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선임행정관이다.
곽 전 의원은 2019년 6월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성접대 의혹을 재수사하라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는 '청와대발 기획사정'이라며 이들을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의 사건 처리과정에 따른 의례적인 설명으로 볼 수도 있으나 대선을 눈앞에 두고 미묘한 여운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몸통'을 파고들 수 있다고 암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이 대통령을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울산시장 선거 의혹 사건 공소장에도 청와대의 전방위 개입 정황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35번 언급했다. 특히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업무를 보좌하는 공무원에게는 다른 공무원보다도 선거에서 정치적 중립성이 더욱 요구된다"고 적었다. 이에 여권에서는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측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기도 했다.
검찰이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집행유예 사유로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지위에 비춰 피고인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점'이라고 명시해 '윗선'의 여지를 뒀다.
이 사건을 수사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비서관을 기소한 주진우 당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검사는 뒤이은 인사에서 좌천된 뒤 변호사 개업하고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 법률대응팀에 몸담고 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