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먹는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서부에 올겨울 첫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검사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화이자와 30만 명분 계약 마무리 단계…연말 승인 예상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먹는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의료체계 한계 초과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면서 '버티기'가 중요해진 형국이다.
26일 각 부처에 따르면 당국은 최근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하는 한편 제약사와 구매계약을 맺으며 도입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미 밝힌 7만 명분보다 훨씬 많은 30만 명분 이상의 (먹는) 치료제 구매 협의를 화이자와 진행해왔다"며 "계약이 곧 마무리될 단계"라고 말했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이 치료제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이어 내년 1월 말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김옥수 중앙방역대책본부 자원지원팀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식약처 긴급사용승인 일정에 맞춰 도입 물량과 시기를 국민들에게 말씀드리겠다"며 "긴급사용승인은 올해 말까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는 첫 주말인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의 한 음식점 입구에 방역패스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새롬 기자 |
먹는 치료제는 개발 단계부터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게임체인저'로 꼽혔다. 의료기관에서 투약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대응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춰 감기나 독감처럼 일상 속에서 관리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도 이 치료제가 특히 재택환자에게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모든 확진자에 대해 재택치료를 원칙으로 도입한 만큼 활용성이 크다. 병원에서도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이런 기대감에 백신 도입이 선진국보다 다소 늦었던 것과 달리 발빠르게 구매에 나섰다.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도 전에 계약을 마무리 단계까지 끌고 왔다.
다만 먹는 치료제가 기대만큼 효과를 보인다고 해도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일상 회복은 더딜 수 밖에 없다. 연말연초에 걸쳐 2주 간 시행되는 강력한 거리두기의 성과가 더 중요해진 셈이다.
당국이 최근 시행한 조치의 초점은 의료대응 체계 붕괴를 막는 '버티기'에 맞춰져 있다.
재택치료를 전면 도입하는 한편 병상 확충을 지속하고 있다. 1월 말까지 하루 확진자 1만 명 규모를 감당할 수 있도록 여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입원 20일이 지난 중환자를 일반 중환자 병상으로 옮기도록 방침을 수정, 병상 운영을 효율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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