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내년부터 피신조서 증거능력 제한…기소 서둘러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올해 안에 수사를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대통령선거 일정도 부담이지만 수사 진척을 떠나 형사소송법상 변화로 기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된다. 특히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제한된다.
개정 형소법을 보면 피고인이 검찰에서 진술을 담은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공판에서 번복하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전까지는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다름없이 적법절차를 거쳐 조서가 작성됐는지만 확인하면 증거로 인정됐다.
개정내용은 상당수 선진국가에서 익숙한 방식으로 피고인 방어권과 공판중심주의 강화, 검찰 권한 분산이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대장동 수사팀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개정 형소법은 내년 기소되는 사건부터 적용된다. 대장동 사건 피의자들을 올해 안에 기소하지 않으면 이들이 검찰 진술내용을 공판에서 부인할 경우 공소유지가 어렵게 된다.
특히 이번 대장동 의혹 수사는 물증보다는 진술 증거가 주를 차지한다는 특성이 있다. 진술증거로는 법정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각오해야 하는데 증거능력까지 인정되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이 된다.
이에 따라 수사팀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정민용 변호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곽 전 의원은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지난달 4일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기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관계된 대장동 '윗선 의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거론되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은 당장 기소하기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윗선 의혹' 수사는 연결고리로 지목했던 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의 부재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 고재환 대표를 불러 조사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올라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부산저축은행 수사는 당시 핵심인물인 '대출브로커' 조모 씨를 여러차례 불러 조사했으나 별다른 진척이 감지되지 않고있다. 윤 후보는 최근 "당시 조씨의 변호인이 박영수 전 특검이었는 줄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장동 수사는 대선 이후 '시즌2'가 불가피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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