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없는 촬영에 '팔목 꺾기'…법원 "정당방위 아냐"
입력: 2021.12.20 00:00 / 수정: 2021.12.20 00:00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항의하던 중, 이를 촬영하는 병원 직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더팩트DB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항의하던 중, 이를 촬영하는 병원 직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더팩트DB

성형수술 결과에 항의하다 병원 직원 폭행…1심 벌금 300만 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동의하지 않은 촬영이더라도 저항을 넘어선 폭력으로 저지했다면 정당방위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고소영 판사는 상해·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서울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항의하는 자신을 촬영하는 병원 직원의 팔목을 꺾는 등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을 말리는 또 다른 직원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목을 할퀸 것으로도 파악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직원이 먼저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해 휴대전화를 가져와 확인하려 하자 피고인에게 달려들었다"며 "달려든 직원에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상해를 입힐 고의가 없었고 적어도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위법한 피해자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저항에서 더 나아가 피해자를 공격할 의도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피고인 동의 없이 촬영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A 씨 측은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장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 30분 동안 큰 소리로 고함을 치고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다른 절차로 해결할 것을 권유했는데도 병원 안에 머무른 사실에 비춰 업무방해 고의가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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