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회장을 비롯한 공범들의 재판이 시작됐지만 '전주' 의혹을 받는 김건희 씨 수사는 여전히 무소식이다. 사진은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즉각 수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임세준 기자

서면조사 후 불기소 예상도…검찰, 선거 개입 시선에 부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회장을 비롯한 공범들의 재판이 시작됐지만 '전주' 의혹을 받는 김건희 씨 수사는 여전히 무소식이다. 결국 김씨 조사없이 수사가 마무리될지 관심사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권오수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 이정필 씨 등 공범 9명은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는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김건희씨 역시 거론되지 않았다. 다만 권오수 회장 측 변호인은 취재진이 법정 밖에서 김씨와 공모 의혹을 묻자 "죄송하다.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권 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김씨와 공모를 인정하면 모순이 된다. 다만 공모나 방조 혐의로 함께 묶인다고 해도 재판에서 크게 잃을 것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의 배우자가 될 수도 있는 김씨와 공동 운명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재판은 내년 2월부터 매주 1회씩 열리는 등 본격화되지만 김씨의 운명은 아직 안갯속이다. 하지만 대선 일정에 따라 김씨의 대외활동 개시가 시급해졌다. 일각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정리되는 시점에 김씨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본다.

검찰이 김씨 조사를 서면으로 갈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면조사를 받고 기소되는 경우는 드물어 사실상 불기소 절차를 밟는 셈이다. 김씨는 서면 조사 후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 의혹 일부를 무혐의 처분 받은 바 있다.

김씨는 당시 10억원 신한증권계좌를 주가조작 '선수' 이정필 씨에게 맡겼다. '전주'로 참여하기 전 주가조작 계획을 알고 역할을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가담했다면 공모 혐의가 인정된다. 계획은 알았지만 단순히 돈을 댔다면 방조 혐의가 가능하다. 윤 후보 측 주장대로 90명 일반 투자자 150계좌 중 하나일 뿐이었다면 무혐의다.

지난 12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을 피하는 김건희 씨. /탐사보도팀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여야 대선후보가 얽힌 주요 수사에서 정무적 판단을 하지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어느 한 쪽 후보에 유리한 수사 결과를 내기란 매우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 대선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이 김대중 후보 비자금 의혹 수사를 선거 이후로 유보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이에 따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근이 거론되는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 등과 형평을 따진 '동반 불기소' 또는 '동반 기소'가 최종 선택지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자신들이 선거판세를 좌우한다는 시선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선거 결과에 따라 특검이나 재수사 등도 가능하므로 대선 전에는 모호한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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