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사주' 마무리…'판사사찰'은 지금부터
입력: 2021.11.24 05:00 / 수정: 2021.11.24 16:30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남용희 기자
고발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남용희 기자

손준성 기소 선에서 종결 무게…판사 사찰로 윤석열 겨냥할 듯.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혐의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여운국 차장검사)은 이달 중 수사를 마무리 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사주 의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야당에게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뉴스버스 보도가 나온 지 일주일만인 지난 9월9일 윤석열 후보와 손준성 검사를 피의자로 정식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손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 사건 핵심관계자에 대한 압수수색과 조사에 나서면서 수사에 집중해왔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은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사가 더 진행된다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여론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가 제출한 텔레그램 자료,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의 통화내용 등 증거는 윤석열 검찰의 수정관실을 향하지만, 윗선에 대한 기소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고발장 작성이 검사의 직무가 아닌 데다가 윤 후보가 지시했다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이유다. 또 손 검사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윤 후보까지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판사사찰 의혹 수사는 윤 후보를 직접 겨냥할 수밖에 없다. 고발사주와 달리 판사사찰은 직접적인 증거·증언과 함께 법원의 판결까지 나온 상황이다. 윤 후보의 징계 의결서와 행정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윤 후보는 수정관실의 손 검사와 성 모 검사에게 판사 사찰 자료 수집을 지시와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문건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등 법관의 활동, 성향이나 취미, 학력 등 판사의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됐다. '누구의 처형'이라는 구체적 신상 정보도 등장했다. 윤 후보 측은 인터넷 검색이나 언론 기사를 통해 수집한 공개 자료라고 주장했지만, 법무부는 이를 위법한 정보 수집이라고 봤다. 행정법원의 판단도 법무부와 같았다.

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12월 법무부에서 열린 윤석열 후보 징계위에 출석하고 있다. 손 검사는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정관실에서 주로 자료를 수집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며 시인한 바 있다. /뉴시스
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12월 법무부에서 열린 윤석열 후보 징계위에 출석하고 있다. 손 검사는 판사 사찰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정관실에서 주로 자료를 수집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며 시인한 바 있다. /뉴시스

징계 과정에서 손 검사는 '대검 수정관실에서 주로 자료를 수집해 재판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며 의혹을 인정한 바 있다. 고발사주 사건과 달리 법원과 징계위가 직접적인 사실관계까지 다 따져본 사안이고, 위법이라는 결론까지 나왔기 때문에 기소까지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판사사찰 사건으로 윤 후보를 고발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대표를 지난 22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2시간가량 조사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판사사찰 의혹으로는 윤 후보와 손 검사만 입건됐지만, 공수처는 김 대표를 상대로 성 검사 등 같이 고발된 이들에 대한 혐의에 대해 추궁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손 검사 측에 26일이나 27일에 출석해달라고 통지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출석 일자에 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지난주에도 손 검사 측에 출석을 요청했으나 손 검사 측은 거부했다.

다만 판사사찰과 고발사주 의혹은 '한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2~4월 윤석열 검찰의 수정관실을 중심으로 판사사찰 의혹부터 고발사주, 장모 대응 문건까지 일련의 의문스러운 일이 연달아 일어났는데, 조직적인 검찰 사유화가 이뤄진 정황이라고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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