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이력서 의혹' 김건희…정경심과 닮거나 다르거나
입력: 2021.11.12 05:00 / 수정: 2021.11.12 05: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 이력서 의혹에 휩싸였다. 다만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형사처벌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 이력서 의혹에 휩싸였다. 다만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형사처벌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업무방해죄 공소시효 지나…"사기죄로 보기도 어려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허위 이력서 의혹에 휩싸였다. 다만 의혹이 사실이더라도 형사처벌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보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2001~2014년 서일대, 한림성심대, 안양대, 국민대, 수원여대에 낸 시간강사·겸임교수 이력서에 허위 이력을 써낸 의혹을 받는다.

예를 들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김씨는 2001년 1학기 한림성심대 컴퓨터응용과 시간강사로 임용될 때 이력서 경력사항에 '서울대도초등학교(실기강사)'라고 썼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그곳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지 않는다.

2004년 서일대 시간강사 이력서에는 한림대 출강 경력을 기재했는데 실제는 한림정보산업대였다.

2013년 2학기 안양대 겸임교원으로 임용될 때는 경력 사항에 '영락고등학교 미술교사'라고 적었지만 실제는 영락여상(현 영락의료과학고)에서 미술 수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이를 놓고 단순 오기였다고 해명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빈도나 내용이 석연치 않은 셈이다.

이같은 허위 이력서 의혹은 현재 상고심 단계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입시비리 의혹을 떠올리게 한다. 정 교수는 서울대 등에서 자녀의 허위 인턴경력서를 발급받아 대학원 입시 등에 제출해 입시 업무를 방해(업무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김건희 씨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모두 사실이더라도 업무방해죄 위반이 될 수는 없다. 업무방해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김씨의 가장 최근 허위 이력서 의혹은 2014년 국민대 겸임교수 임용 당시 이력서 경력사항에 한국폴리텍1대학 강서캠퍼스 ‘시간강사·산학겸임교원’을 ‘부교수(겸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를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써낸 일이다. 이미 시효가 완성됐다.

김건희 씨가 2014~2016년 겸임교수로 근무했던 국민대학교 전경./이동률 기자
김건희 씨가 2014~2016년 겸임교수로 근무했던 국민대학교 전경./이동률 기자

이 때문인지 한 시민단체는 11일 검찰에 김씨를 '상습사기죄'로 고발했다. 수차례에 걸쳐 허위이력으로 대학 강사, 겸임교원으로 임용돼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등 상습적으로 사기 범죄를 저질렀다는 논리다. 사기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므로 3년가량 남았다.

다만 상습사기죄 적용 역시 쉽지않다는 의견이다. 박성배 변호사는 "상습사기죄는 피해자가 아닌 제3자가 고발할 경우 거의 범죄로 성립되지 않는다"며 "고발인은 대학이 김씨의 이력을 보고 임용했다고 본 것이지만 실제 대학은 다른 요소를 보고 임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기죄는 단순히 거짓말을 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 이득을 얻어야 성립한다. 강사·교원 급여는 직무수행 대가이기 때문에 사기에 따른 재산상 이득이라고 보기 쉽지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자룡 변호사는 "이 사건을 사기죄로 보기는 어렵고 적용한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적절하겠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상태"라고 정리했다.

허위 이력서를 썼으니 사문서 위조 아니냐는 주장도 나올 수 있지만 역시 관계가 없다. 사문서위조죄는 '타인'의 문서를 위조해야 성립된다. 자기가 쓴 이력서에는 적용될 수 없다.

다만 김씨가 2014년 이후 이같은 허위 이력을 대외적 사업 등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면 업무방해죄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비록 김씨 의혹이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더라도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서 정경심 교수 입시비리 사건에 보인 엄격한 공정의 잣대에 비춰 윤리적 부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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