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 1일 제주시 내에서 자신의 택시에 탑승한 보육교사(당시 27세)씨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혐의(강간살인 등)를 받는 박모(49)씨가 2018년 12월 제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18.12.21./뉴시스 |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른바 '제주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린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택시기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강간등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52)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택시를 운행하던 박씨는 2009년 2월 제주도 용담동 인근에서 피해자인 보육교사 A(당시 27세)씨를 태운 후 성폭행 시도에 반항하자 살해하고 사체를 인근 배수로에 버린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사망시각이 정확하게 특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자가 박씨 택시에 탔는지, 경찰이 추정한 경로로 이동했는지 확인하기에도 부족하다고 봤다. 박씨의 당일 행적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박씨 택시의 트렁크, 뒷좌석 시트 등에서 피해자가 입은 옷 성분과 비슷한 섬유가 검출됐지만 분석방법상 한계, 다수 승객이 이용하는 영업용 택시 특성 등 때문에 증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경찰이 실종신고 후 8일 만에 사체를 찾고 발견 전 24시간 이내로 사망시점을 잘못 주청하는 등 초기 수사에 혼선을 빚었다.
경찰은 2016년 재수사에 나섰다. 2018년 사체 발견 장소가 부패가 느리게 진행될 수 있는 장소라고 보고 동물실험을 진행한 결과 피해자의 사망시점을 실종 후 2~3일 이내로 다시 판단했다.
이어 같은해 5월 박씨를 경북 영주에서 검거해 재판에 넘겼으나 결국 장기미제사건으로 남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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