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하는 과정에 외압 정황이 제기됐다. 사진은 2014년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 업무 위탁식에서 기념촬영하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유동규 기획본부장, 유한기 개발사업본부장(왼쪽부터)/성남시 제공 |
"시장님 명 받아" 사퇴 종용…이 후보 "전혀 사실 아닐 것"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6년 전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하는 과정에 외압 정황이 제기됐다. '시장님 뜻'이라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도 공개돼 파장이 크다. 동시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돼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연합뉴스 등 언론과 인터뷰에서 2015년 자신의 사퇴 당시 성남도개공의 상급기관은 성남시라며 배경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황 전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때도 이같은 맥락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2015년 2월6일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25일 공개했다.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이어 성남도개공의 2인자로 꼽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 녹취록에 따르면 유한기 전 본부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언급하며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종용한다. 정 실장은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추정된다. 이 녹취록에는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등장한다.
GS건설 부사장 등 30년 건설업계에서 일한 황 전 사장은 2014년 성남도개공 초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등 현안을 앞두고 돌연 사퇴해 의구심을 불렀다. 임기 3년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시점이었다.
황 전 사장 사퇴 후 유동규 전 본부장은 4개월 간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화천대유를 대장동 개발 사업자로 선정하고 사업협약서 체결까지 마쳤다. 후임 황호양 사장은 7월에 취임했다.
이재명 후보는 황 전 사장 사퇴 개입 의혹에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 후보는 "황무성 사장이 공모로 뽑혔을 때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황 전 사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왜 그만두지?'라고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만약 성남시 측 인사가 정당한 사유없이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실제 강요했다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유사한 사례로는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된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들 수 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2017~2019년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받아낸 혐의를 받아 유죄가 인정됐다.
'윗선 수사'는 물론 유동규 전 본부장 등 '대장동 4인방'의 배임 혐의 입증에 애를 먹고 있는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녹취록에서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난 유한기 전 본부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포천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외압 의혹 제기 후 외부 접촉을 피하고 있다.
전담수사팀은 이날 성남시 정보통신과 서버 압수수색에서 이재명 후보와 정진상 전 실장의 이메일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장동 사업 선정이 진행되던 2015년 전후 기록은 시간상 폐기됐을 가능성이 높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25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시 기획본부장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재명 후보는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 사건도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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