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영장 1차 기각 후 수사에 구체적 진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더팩트 DB |
검찰, 1차 기각 후 네차례 불러 조사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의 구속영장 재청구하기 위해 혐의를 다지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14일 구속영장 1차 기각 이후 김 전 기자를 네차례 더 불러 조사했다.
조만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지만 김 전 기자는 여전히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영장 1차 기각 당시 법원은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고 사유를 밝혔다.
김 전 기자 측은 검찰에 절차적 권리를 보장해달라며 의견서도 제출했다. 아직도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낸 녹취파일 전체를 듣지 못했으며 발언의 전후 맥락을 확인해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대로 혐의를 반박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속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또 다른 기각 사유도 아직 논란이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공소장에 김 전 기자가 유 전 본부장에게 특혜 대가 700억원을 지급할 방안을 제시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전액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이 관여한 부동산컨설팅회사 유원홀딩스의 주식을 비싸게 사주거나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을 증여하는 방식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 전 기자는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짜고 화천대유에 유리하게 사업을 설계해 성남도개공에 최소 11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쳤다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도 아직 난항이다. 이 혐의는 유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서도 일단 제외됐다.
무소속 곽상도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 과 관련해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후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현장풀) |
화천대유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에게 준 퇴직금 50억원을 김 전 기자의 뇌물로 보고있는 수사팀은 지난 21일 곽 의원 아들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5일에는 문화재청도 압수수색했다.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곽 의원이 대장동 개발부지 내 문화재 발굴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곽 의원은 아직 조사 전이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 전 기자와 유 전 본부장이 '곽 의원에게 직접 돈을 주면 정치자금법 문제가 있으니 아들에게 배당을 주자'는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자 구속영장 문제에 수사팀의 사활이 걸렸다. 1차 기각도 후폭풍이 컸는데 다시 영장이 기각된다면 걷잡을 수 없다. 1차 영장 때와는 혐의 내용이 다소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국정농단' 사건 때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의 구속영장이 2차례 기각됐다가 3번째에 발부된 적이 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도 영장이 2번 기각됐다가 결국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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