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 중 부상이 암으로…"소방관의 눈물 알아달라"
입력: 2021.10.24 09:00 / 수정: 2021.10.24 09:00
화재 진압 도중 부상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동료에게 수혈을 받았다가 암 질환을 얻은 끝에 사망한 전직 소방관이 위험직무순직자로 최종 인정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더팩트 DB
화재 진압 도중 부상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동료에게 수혈을 받았다가 암 질환을 얻은 끝에 사망한 전직 소방관이 '위험직무순직자'로 최종 인정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더팩트 DB

대법, 전 소방관 위험직무순직 인정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화재 진압 도중 부상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동료에게 수혈을 받았다가 암 질환을 얻은 끝에 사망한 전직 소방관이 '위험직무순직자'로 최종 인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 소방관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낸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청구 부지급 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소방공무원이던 A씨는 1984년 화재진압 도중 감전돼 쓰러지면서 유리파편에 찔려 수술 중 동료에게 수혈을 받았다. 뒤에 동료는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로 밝혀졌고 간암이 발병해 2003년 사망했다. B형 간염은 간암과 간경화의 가장 유력한 원인이다.

A씨 역시 2011년 간암 진단을 받았고 건강악화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끝에 2013년 퇴직 직후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8년 서울행정법원은 A씨의 사망이 공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다. 유족은 순직을 넘어 '위험직무순직'이라며 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인사혁신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소방관 등이 공무수행 중 당한 재해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 법률상 위험직무순직공무원은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공무원'을 뜻한다.

1,2심은 A씨의 사망을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했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소방공무원이 화재진압이나 업무수행을 위한 긴급한 출동·복귀·부수활동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 원인이 됐을 때 위험직무순직으로 본다. 재판부는 A씨가 B형간염 보균자에게 수혈을 하게 된 부상 치료 과정을 부수활동이라고 규정했다.

그 암 치료 과정에서 겪은 극심한 육체적·심적 고통을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인정해 위험직무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했다고 결론냈다. A씨는 병세 악화로 퇴직하면서 동료들에게 '젊은 시절 소방현장에서 공상을 입어 장애를 갖고 남모르게 눈물 흘리며 살아가는 공상소방공무원의 비애를 조금이라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사망 전날 밤늦게 퇴근한 아들에게는 목욕을 함께 하자고 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은 A씨의 수술 과정을 '부수활동'으로 본 원심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A씨를 위험직무순직공무원으로 인정한 판단은 정당하고 보고 인사혁신처의 상고를 기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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