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尹징계 판결' 공방…법원장 "정치적 판결 아냐"
입력: 2021.10.15 20:41 / 수정: 2021.10.15 20:41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한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재판부가 선고 서둘러" vs "선고 연기했다면 정치적"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수도권 법원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가 정당하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을 두고 대립했다. 국민의힘은 판결에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이 징계 효과를 미미하게했다고 비판했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수도권 법원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배기열 서울행정법원장에게 "윤 전 총장의 징계 취소청구 본안소송 재판부가 선고를 서둘렀다고 하는데,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배 법원장은 "원고(윤 전 총장) 측에서 선거 국면이 있어 빨리 해달라고 희망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전날 윤 전 총장이 법무부의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절차가 위법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또한 선고기일을 정한 시기를 물으며 "정치적 선고기일 아니냐, 사법부가 워낙 정치적 고려를 많이 해서 의심된다"고 했고, 배 법원장은 "법원장이 언제 선고를 할 것인지까진 보고받지 않는다. 법원장이 관심을 많이 가지면 절차에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답했다.

이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정 후보의 정치일정을 고려해 선고기일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다른 후보에게 정치적 결정이지 않겠냐"고 반박 질의를 했고, 배 법원장은 "정치적 고려를 했으면 어제(14일) 선고안했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차 특정 정당의 경선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선고를 서둘렀고, 판결내용이 정치적이라는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렇지 않다. 판결문 글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준용 씨 재판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준용 씨 재판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여야는 앞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 효력을 정지한 집행정지 결정과 상반된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온 것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윤 전 총장이 위원 2명에 대해 신청한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지 각각 위원 3명의 심의를 거친 후 기각 결정했다.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이를 정족수 미달로 보고 절차상 위법하다고 판단한 반면 본안 소송을 심리한 재판부는 정족수를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쟁점에 대해) 상반되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 이례적"이라며 "가처분 소송에서는 기피 의결로 3인 만이 참석하는 경우 기피 신청을 받은 사람은 의사정족수에 포함되지 않아 기피 의결 '무효'로 판단했는데, 본안은 정반대로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 법원장은 "원고 측에서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니, 고등법원에서, 고등법원이 여의치 않다면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해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에 어느 해석이 맞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본안 소송을 맡은 재판장의 성향에 대한 지적에는 "법 해석은 법관이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주민 의원이 "가처분 결정과 본안 소송 판결 결과가 다르면 황당한가"라고 묻자 그는 "통계적으로 사건 반 이상이 집행정지 결론과 본안 결론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험상 그렇다"고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원이 윤 전 총장의 징계 효과를 미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시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징계 효력이 멈추고 전날 1심 판결이 나왔다. 그 사이 윤 전 총장이 사퇴해 결과적으로 법원에 의해 징계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퇴직한 전직 검찰총장에게 이 판결이 어떤 법적효과가 있느냐, 변호사 개업 정도 문제"라면서 "국민의 기대보다 미미한 효과다. (징계처분 효력을 정지한) 법원의 판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

이에 배 법원장은 "집행정지 사건 심리 대상과 본안 소송의 심리 대상에 차이가 있다"며 "집행정지 사건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피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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