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춘천강간살인 조작사건 피해자 유족이 국가가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낸 부작위 위헌확인 청구가 각하됐다./더팩트 DB |
헌재 "피해자 사망해 심판 절차 종료"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1972년 발생한 춘천강간살인 조작사건 피해자 유족이 국가가 적절한 사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낸 부작위 위헌확인 청구가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유족이 낸 행정부작위 위헌확인 청구 4개 모두를 각하했다고 6일 밝혔다.
행정부작위 위헌확인이란 정부가 법적 의무가 있는 처분을 하지않아 발생한 헌법상 기본권 침해를 확인해달라는 제도다.
피해자는 경찰의 고문 등으로 살인범으로 몰려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작 인정 뒤 2008년 재심을 거쳐 누명을 벗었다.
이들은 행정안전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법이 규정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가해자와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않은 부작위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문행위 피해에 적절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도 보장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헌재는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부작위는 피해자인 정모 씨가 지난 3월 사망해 심판 절차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배상조치 부작위는 국가가 직접 금전적 배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고 판단해 청구를 각하했다.
이번 헌재 심판은 재판관 사이 각하와 위헌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화해권유 부작위는 재판관 4명이 각하, 4명이 위헌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헌재 관계자는 "과거사정리법에 규정된 피해자 명예회복 의무, 화해 적극 권유 의무는 헌법에 따른 작위의무라고 인정했다"며 "심판 청구가 적법하다는 의견과 부적법하다는 의견 중 어느 것도 과반에 이르지 못한 때 심판 청구를 각하한 최초의 선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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