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장시호' 정영학, 대장동 사람들 들었다 놨다
입력: 2021.10.06 05:00 / 수정: 2021.10.06 05:00
검찰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분당=남윤호 기자
검찰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분당=남윤호 기자

'스모킹건' 제출로 검찰 수사 적극 협조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부른 국정농단 사건에는 '특검의 복덩이' 장시호 씨가 있었다.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의 외조카 장시호 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일등공신이었다.

수사에 적극 협조한 건 물론 스모킹건인 최씨의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해 '판'을 끝내버렸다.

자신도 징역 1년5개월을 받았지만 사건 관계자 중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대가를 치렀다.

대선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도 제2의 장시호로 불릴 만한 인물이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로 600억원대를 배당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다.

부동산개발사업 전문가인 그는 이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인 2000년대부터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초기 수사에서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 회계사의 적극적 협조가 있었다.

그는 사건 관계자 중 가장 먼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19개의 녹취파일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대장동 사업 수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몸집을 불릴 때인 2019년 이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기자와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유 전 본부장의 배당수익 700억원 약정설, 정관계 로비자금 350억원설, 뇌물 8억원 등 대부분 의혹의 출처가 이 녹취파일과 정 회계사의 증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물론 김만배 전 기자도 뇌물 혐의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 회계사는 사업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전격적인 폭로의 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유 전 본부장은 애초 정 회계사는 일면식 없는 사람이라고 고개를 저었지만 곧 "개인적인 일로 뺨을 때린 적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장시호 씨 경우도 검찰은 1년6개월을 구형해 의리를 지켰지만 법원은 구형량대로 감경없이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더팩트 DB
장시호 씨 경우도 검찰은 1년6개월을 구형해 의리를 지켰지만 법원은 구형량대로 감경없이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더팩트 DB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팀은 전날 유 전 본부장을 구속 후 처음 불러 조사했다. 정 회계사도 출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부인하는 유 전 본부장의 반박을 검증하기 위해 정 회계사도 함께 조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대질이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 회계사가 검찰 수사의 조력자로 나섰지만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인물로서 피의자 신분을 벗어나기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수사에 협조하면 처벌을 감경해주는 플리바게닝 제도는 미국 등에서는 제도적으로 보장됐지만 국내에는 법적 근거가 없다.

검찰 재량으로 최소한 구형을 할 수는 있다. 다만 사법부가 이를 따를 의무는 없다.

장시호 씨 경우도 검찰은 1년6개월을 구형해 의리를 지켰지만 법원은 구형량대로 감경없이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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