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2021.10.03. /뉴시스 |
유동규 전격 체포에 구속까지…성남시 윗선 수사 불가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대장동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일단 이재명 경기도지사 쪽을 먼저 향하고 있다. '국민의힘 게이트'라는 이 지사 쪽의 규정과는 다른 방향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두차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정모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파일과 비교분석 과정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출범 후 사흘 만에 핵심피의자를 전격 체포하고 첫번째 청구한 구속영장을 받아낸 수사팀의 행보에 긴장감이 감돈다. 유 전 본부장이 한 차례 출석에 불응하기는 했지만 몇차례 기회를 주는 관행과는 다른 이례적인 속도였다. 검찰로서는 이같은 유형의 범죄 수사상 특성도 있지만 대선 본선 전에 결과물을 내야한다는 압박감도 있다. 특검도 거론되는 상황이어서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 쪽에 제기된 의구심을 시급히 확인해야할 자존심이 걸린 것도 사실이다.
일단 방향은 유동규 전 본부장의 '윗선' 유무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뇌물 5억원,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에게 3억원을 받았다고 적시됐다.
특히 5억원은 유 전 본부장이 보장받은 배당수익으로 추정되는 700억원의 선불일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된다. 이를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한 배당수익구조를 짜주고 사업자선정 과정에서 베푼 특혜의 대가로 의심하는 게 수사팀의 시각이다. 성남시가 100% 출자한 지방공기업인 성남도시개발공사 한 간부의 단독 범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사가 중대사항을 의사결정하려면 성남시와 협의가 불가피한 구조다. 성남시 당시 간부들도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 본부장 측은 700억원은 김만배 씨에게 농담으로 한 말이며 부동산컨설팅회사 유원홀딩스 대표 정모 변호사에게 11억여원을 빌린 것이 와전됐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자금의 흐름도 추적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유원홀딩스 정 변호사를 불러 조사했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유 전 본부장과 손발을 맞춘데다 유원홀딩스를 통해 동업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이 받은 자금이 유원홀딩스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자금의 종착지를 찾아가면 윗선 유무와 7호에 이르는 천하동인의 실소유주도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확보도 급선무로 보고있다. 애초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압수수색 때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져버렸다는 TV조선의 보도가 나왔다. 검찰은 CCTV 확인 결과 당시 건물에 열린 창문이 없었다며 사실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 전 본부장은 창밖으로 던졌다고 했다가, 판매업자에게 맡겼다고 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유씨의 변호를 맡은 김국일 변호사가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검찰은 이번 주 안에는 뇌물을 줬다고 지목된 김만배 씨를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린 473억원 중 100억원이 박영수 전 특검의 먼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대표에게 흘러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자금의 행방도 파악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공방을 벌이는 이 지사와 김씨의 관계, 권순일 전 대법관·박영수 전 특검 등 법조계 인사들과의 관계도 조사할 수밖에 없다.
김씨도 사안의 중대성은 물론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가 전망된다. 김씨의 변호는 특수통 출신인 김기동 변호사(전 부산지검장)이 맡고있다.
국민의힘 쪽 수사로는 퇴직금 50억원으로 논란이 된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모(31)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 외에는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다만 곽씨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곽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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