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고 있다. 전담수사팀 발족 당일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이어 이틀 만에 사건의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진)을 전격 체포했다./사진=경기도 제공 |
12시간 조사 후 서울구치소 수감…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고 있다. 전담수사팀 발족 당일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이어 이틀 만에 사건의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전격 체포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 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전날 오전 유동규 전 본부장을 모 병원 응급실에서 체포해 12시간가량 조사하고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정모 회계사가 제출한 녹음파일 19개를 분석한 뒤 유 전 본부장을 첫 타깃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근무 때 대장동 개발사업의 수익구조 설계와 사업자 선정을 주도했다. 정 회계사가 제공한 녹음파일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 전 본부장 등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쪽에 10억원대 금품이 전달됐고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350억원이 거론된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이 민간사업자의 이익배분에 개입한 듯한 대목도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그가 김만배 씨 소유로 알려진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하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정 회계사를 모를 뿐 아니라 금품을 받은 적도 없으며 천하동인과도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당사자 중 한명인 김만배 씨 측은 "350억 로비는 사실이 아니며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커지자 투자자들이 이익 배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 녹취된 것"이라며 "이 사업 모든 계좌를 조사해 자금 흐름을 빠짐없이 규명한다면 객관적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연휴 기간 동안 유 전 본부장을 조사한 뒤 구속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더팩트 DB |
검찰은 연휴 기간 동안 유 전 본부장을 조사한 뒤 구속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체포 후 48시간 내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의혹 제기 후 거주지를 옮긴데다 압수수색 당시 휴대폰을 은닉하고 검찰 출석 요구에도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후 수사팀은 김만배 씨를 비롯한 대장동 의혹 핵심 관계자들을 연달아 불러들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의 부동산컨설팅회사 유원홀딩스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하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모 변호사가 대표로 등록돼있지만 정 본부장과 동업 관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으며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평가 작업에 참여한 인물이다.
검찰은 정 변호사도 불러 유원홀딩스와 대장동 특혜 의혹의 연관성을 캘 전망이다.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남 변호사의 여권 무효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