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겨누는 대장동의 '키맨'…그들 입에 달렸다
입력: 2021.09.30 05:00 / 수정: 2021.09.30 09:09
검찰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분당=남윤호 기자
검찰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분당=남윤호 기자

유동규 전 본부장·남욱 변호사 주목…녹취파일 검찰에 낸 정모 회계사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서울중앙지검이 검사 17명의 대규모 전담팀을 꾸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본격 수사하면서 '키맨'으로 많은 인물이 지목된다.

경찰 조사 등을 받으면서 수면 위로 떠오른 대장동 사업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인 법조기자 출신 김만배 씨와 대주주의 성균관대 동문인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 아들 50억원 퇴직금으로 곤욕을 치르는 곽상도 의원과 수많은 법조인들이 우선 주목받는다.

그밖에 이번 의혹의 등장인물로 '부동산 선수'들이 여럿 거론된다. 특히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일찌감치 조사를 받거나 첫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인사들을 보면 윤곽이 드러난다.

검찰이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재직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축이었던 인물이다. 화천대유와 성남시의 연결고리로서 민간사업자에 유리한 수익구조를 설계하고 화천대유가 포함된 하나은행 주도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는데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

2009년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연합회장을 할 때 이재명 지사와 인연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이 지사는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유 전 본부장은 2014~2018년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근무한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내다 지난해말 임기를 채우지 못 하고 물러났다.

이재명 지사의 측근이며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도 참여했다는 주장도 있으나 당사자와 이 지사는 모두 부인하고 있다. 이번 수사 결과 그의 관여 정도에 따라 이재명 지사의 책임론도 좌우될 전망이다.

유 전 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 유일한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유력 금융회사들과 화천대유가 어떻게 컨소시엄을 구성했는지가 의혹의 본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역대 대장동 사업에서 가장 자주 거론된다는 남욱 변호사는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하동인 4호의 소유주다. 부동산 사업을 하기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청년위원회에서도 활동했다.

2015년 대장동 사업을 공영개발에서 민간개발로 바꾸기 위해 정·관계에 로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수원지검장이 훗날 화천대유의 고문이 된 강찬우 변호사다. 남 변호사의 변호인을 맡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역시 화전대유의 고문을 지냈다. 박 전 특검과 같은 로펌 소속으로 함께 남 변호사를 변호했던 조모 변호사는 천하동인 6호 소유주로 알려졌다. 피의자와 검사, 변호인이 대장동에서 재회한 꼴이다.

이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추진한 민관개발사업에 참여한 그는 대장동 사업 특수목적법인인 '성남의 뜰'에 약 8700만원을 투자해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의 초기자금 400억원을 킨앤파트너스에서 끌어오기도 했다. 현재는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 머무르는 중이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2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성남주택도시공사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남용희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2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성남주택도시공사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남용희 기자

남 변호사의 소개로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한 정모 변호사도 주목된다. 서강대 동문이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비서관 출신인 정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평가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유원홀딩스' 대표로 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도 들어간 유원홀딩스는 유동규 전 본부장도 얽힌 회사로 알려졌다.

천하동인 5호 소유주로 약 6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정모 회계사는 도시개발사업 전문가로 오래 활동했다. 2009년부터 서강대 동문인 남욱 변호사와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이재명 당시 시장이 추진한 민관 합동 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2013년에도 남 변호사와 위례신도시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관여한 정황이 있을 만큼 서로 손발을 맞춰왔다.

그는 지난 27일 대장동 의혹 주요 관계자 중 참고인 신분으로 가장 먼저 검찰 조사를 받고 화천대유·천하동인,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의 대화가 담긴 녹취파일 19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 파일은 초기 수사에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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