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후 경쟁업체에 취업하면 명예퇴직금을 반환한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더팩트 DB |
대법 "직업선택 자유 지나치게 제한하면 안 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명예퇴직 후 경쟁업체에 취업하면 명예퇴직금을 반환한다는 각서를 썼더라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 전력설비회사가 명예퇴직한 직원 A,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각각 40년, 30년간 회사생활을 한 A, B씨는 2017년 명예퇴직하면서 각서를 썼다. 퇴직 후 3년이 지나기 전에 동종 경쟁업체에 취업하면 일반퇴직으로 전환돼 명예퇴직금을 반환한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두사람이 이듬해 동종업계 업체에 취직하자 각서대로 명예퇴직금을 돌려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명예퇴직금이 전직을 금지하는 대가만은 아니고, 각서가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을 지나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 각서의 규정 역시 '명예퇴직자가 회사 생활에서 알게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해 이전 회사에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B, C씨가 전 회사에서 익힌 기술이나 지식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직원들이라면 알 수 있는 일반적 수준이며, 회사의 영업비밀이나 보호가치 있는 핵심적 기술이나 노하우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명예퇴직을 실시할 때 핵심인재의 유출을 막기위해 철저한 사전 심의를 거친 일도 드러났다. B,C씨가 경쟁업체로 옮겼을 때 회사에 타격을 줄 정도로 중요한 기술과 지식을 가졌다면 명예퇴직할 수 없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대법원도 원심을 수긍하고 회사 측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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