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김진욱 강력한 의지 천명…'고발사주 수사' 총력전
입력: 2021.09.19 00:00 / 수정: 2021.09.19 00:00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공수처 압수수색 이어 중앙지검 수사 착수…연휴가 분수령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시절 검찰 간부가 범여권 정치인의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다는 의혹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어 검찰까지 수사에 나섰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진욱 공수처장도 실체규명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수사 흐름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의 당사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지난 9일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열린민주당이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을 고발한 사건을 대검에서 배당받아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할 수밖에 없었다"는 김진욱 공수처장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4일 만인 지난 10일 손 전 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등을 압수수색을 하면서 강제수사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에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지목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주요 사건관계인으로 보고 의원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공수처는 압수물, 제보자 조성은 씨가 제출한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고 있다.

김진욱 처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빠른 수사에 나선 배경으로 '증거 확보'를 꼽았다. 김 처장은 "이왕 수사할 운명이라면 선제적으로 압수수색을 해서 증거 확보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국민도 사건을 보고 진실을 알고 싶어 할 것이다. 혐의가 있든 없든 수사로 밝히는 것이 책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했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공정하고 신속히 하겠다"며 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공수처 수사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도 수사에 나섰다. 대검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이 윤 전 총장과 손 전 정책관,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을 고발한 사건을 중앙지검에 배당했다. 대검 감찰부도 자체적인 진상조사를 2주 넘게 이어가는 상황이라 야당을 중심으로 "수사기관을 총동원했다"며 수사 혼선을 넘어 과잉수사라는 지적이 일부 나오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6월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5동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수처 인사위원회 결정 내용 및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6월17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5동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수처 인사위원회 결정 내용 및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김 처장은 이번 사건 수사가 공수처 관할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실체적 진실 규명은 대검찰청의 진상조사로 시작됐지만, 어느 순간에는 수사로 전환될 수밖에 없었다"며 "사건의 본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인데 수사 권한을 갖는 것은 공수처라서 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강남의 이필우 변호사는 "현재 이 사건은 여러 혐의점이 있다. 공수처 독점 수사 범죄와 혼재된 이 상황에서는 양 기관이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합리적 행위로 해석된다"며 "혐의가 구체화되면 어느 수사기관에 우선권이 있는지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범계 장관도 지난 17일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수사기관들이 잘 해결할 것"이면서 "현재 수사 초기 단계니까 중복수사를 양 기관이 피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인권침해나 그런 현상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 진상규명도 내가 할 일"이라는 박범계 장관

박 장관이 이번 사건에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박 장관은 뉴스버스가 고발사주 의혹을 보도한 직후인 지난 3일 "검찰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면서 신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진상조사와 수사 경과를 본 뒤 사후 검토를 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태도였지만 윤 전 총장의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의혹까지 나오자 엄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야당은 박 장관이 손 검사를 고발장 전달자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국회에서 발언한 것 등을 두고 수사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며 "검찰 내에서 벌어졌다고 의심되는 사건인데 진상이 규명되지 않는다면 국민은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 당연히 장관이 이 문제를 엄중히 볼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 장관은 '정치적 중립을 어겼다'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도 법무부 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윤 의원이 "진상규명은 수사기관에서 해야 한다"고 따지자 박 장관은 "그 수사기관에 대한 지휘권이 제게 있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추석 연휴기간이 이번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민 부장검사)는 최근 대검 연구관을 파견받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도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수사에 매진할 방침이어서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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