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도 버닝썬도 없었다…윤 총경의 '태산명동서일필'
입력: 2021.09.17 05:00 / 수정: 2021.09.17 05:00
윤모 총경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이었던 지난 15일은 그가 구속기소된 지 688일째 되는 날이었다. /뉴시스
윤모 총경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이었던 지난 15일은 그가 구속기소된 지 688일째 되는 날이었다. /뉴시스

대법, 벌금형 확정…초기 의혹은 공소사실에도 없어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조국 펀드도, 버닝썬 게이트도 없었다. 태산이 떠나갈 듯하더니 쥐 한마리만 뛰어나왔다는 '태산명동서일필'이라는 한자성어가 떠오르는 상황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상관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찍은 휴대폰 사진으로 '조국 펀드'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의 단체대화방에서 나온 '경찰총장' 언급에 문재인 정부 경찰의 어두운 실세로 의심받았다. 그 주인공인 윤모 총경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이었던 지난 15일은 그가 구속기소된 지 688일째 되는 날이었다.

윤 총경에게 적용됐던 혐의는 모두 5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지만 1심에서는 모두 무죄가 나왔다. 2심에서 이중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증거인멸교사 혐의 중 일부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가장 무거운 공소사실이었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무죄로 결론났다.

2019년 버닝썬 사태와 조국 사태 초기 거론됐던 무성한 의혹은 검찰 공소사실에도 담기지 않았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현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운영한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단속상황을 알려주면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았으나 무죄가 확정됐다. 승리와 연결된 유일한 혐의였다. 클럽 버닝썬의 탈법을 막아준 경찰 실세이자 문재인 정부와 연결된 권력형 게이트의 시작점일 거라는 의혹은 실체가 없었다.

'조국 펀드' 연루설도 추측 뿐이었다. 윤 총경은 "수사 초기 나와 WFM 등이 연결된 조직도가 언론에 흘러나오기도 했다. 검찰이 그렇게 그림을 그리고 수사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압수수색 등) 계좌를 뒤져도 나오는 것이 없으니 정작 조사에서는 '조국펀드' 관련은 묻지도 않고 별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조국 펀드설'의 빌미는 녹원씨엔아이(옛 큐브스)였다. 윤 총경은 이 회사가 얽힌 사기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았는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펀드를 운용한 코링크PE가 인수했던 2차 전지회사 WFM이 같은 회사에 8억원을 투자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 총경은 1~3심 모두 이 혐의에 무죄 판단을 받았다. 코링크PE의 실운영자로 지목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사건에서도 권력형 비리는 아니라는 최종 판단이 나왔다. 정모 전 녹원씨엔아이 대표의 재판에서도 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2019년 9월 조 전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사진 한장도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조 전 장관과 윤 총경이 함께 찍힌 사진이었다. 바로 녹원씨엔아이 정 대표가 촬영해준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촬영한 현장은 수십명이 참석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회식 자리였고 정 대표는 자리에도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었다.

윤 총경 측 변호인은 애초 논란이 된 승리와 유착 문제 등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무관한 사안을 별건수사해 기소가 됐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윤 총경 측 변호인은 "애초 논란이 된 승리와 유착 문제 등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무관한 사안을 별건수사해 기소가 됐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윤 총경 측은 대법원이 유죄로 확정한 혐의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 총경 측 변호인은 "애초 논란이 된 승리와 유착 문제 등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고 무관한 사안을 별건수사해 기소가 됐다. 모두 무죄로 본 1심 판단이 타당했고 2심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윤 총경은 유죄로 인정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유일한 증거는 정 대표의 진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가 제공한 미공개정보로 주식을 거래해 수익을 얻었다는 혐의다. 하지만 그의 진술은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오락가락했다. 자신이 기소된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에서는 미공개정보 제공 사실을 부인하기도 했다.

윤 총경은 "법원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에서는 검사의 회유가능성을 들어 핵심 증인의 진술이 오염됐다고 의심했지만 내 재판에서는 검찰청에 불려갔다온 증인(정 대표)이 다음 공판에서 증언이 바뀌었는데도 강력한 증거로 인정했다"며 "그 선택적 정의의 이유가 궁금하다.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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