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하정우 벌금 3000만 원…검찰 구형 웃돌아
입력: 2021.09.14 15:17 / 수정: 2021.09.14 15:17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하정우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하정우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죄책 무거워…초범인 점 참작"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피부미용 시술 중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에게 법원이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14일 오후 1시 50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하 씨의 1심 선고 공판을 벌금 3000만 원, 추징금 8만 8749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면마취가 필요하지 않은 피부미용 시술을 받으면서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 프로포폴을 19회 투약하고 지인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한 각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배우로서 공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죄책도 무겁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애초 피부미용 시술 이외의 목적으로 내원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피고인이 이 사건 병원에서 모두 19회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동안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투약량이 실제보다 많게 기재돼 있는 등 정확한 투약량을 알 수 없다"라며 "투약 횟수와 빈도에 비춰볼 때 피고인이 프로포폴 의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동종범죄뿐만 아니라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참작한다"라고 밝혔다.

하 씨는 2019년 1~9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피부미용 시술을 받으면서 프로포폴을 19회에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 씨가 받은 시술은 수면마취가 필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해당 성형외과 원장에게 지인의 인적사항을 건네주고 지인 명의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처럼 9회에 걸쳐 허위 진료기록을 기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애초 하 씨를 벌금 1000만 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을 열었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법리 판단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약식기소 사건을 직권으로 공판에 회부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하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하고 추징금 8만 8749원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하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제가 얼마나 주의 깊지 못하고 경솔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며 "사회에 기여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겠다. 제 과오를 만회하고 빚을 갚을 수 있게 선처를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하 씨 측 변호인은 최종변론에서 "피고인은 여러 작품을 하면서 필수적인 메이크업과 특수분장 등 때문에 피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불법성이 미약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설명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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