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관련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선거법 위반 항소심 첫 공판…1심 벌금 80만 원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 사건 고발장 누가 작성한 겁니까?"
8일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2심 첫 공판. 재판부는 검찰에게 이같이 물었다. 검찰은 기록상 고발장을 제출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변호사라고 답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 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대표의 공판에서도 '윤석열검찰 고발사주 의혹'이 거론됐다. 재판부는 의혹 사실관계가 이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암시했다.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최 대표를 포함한 여권 인사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KBS는 실제로 미래통합당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발장과 손 전 정책관이 전달한 고발장 내용이 매우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당사자로 지목된 손 전 정책관과 김 의원은 부인하고 있다.
최 대표 측 변호인은 "검찰개혁을 방해하기 위한 정치적 기소가 아니고서는 (최 대표를) 기소할 이유가 없다"며 "최근 보도를 보면 (손 전 정책관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고, 실제로 제출된 고발장과 내용 대부분이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공소권 남용으로 검찰도 스스로 인정하고 공소 제기를 취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 역시 "지금 드러나고 있는 선거 공작 내지 공소권 남용의 실체를 확인해야 한다"고 직접 강조했다.
검찰은 "기소가 부당하다는 피고인 측 주장은 일부 언론의 주관적 추측에 불과하다. 본건 수사와 공소 제기와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양측의 공방을 지켜본 재판부는 검찰에 "모를 것 같긴 한데 한가지 여쭤보겠다. 이 사건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느냐"고 물었다. 검찰은 기록상 고발장을 제출한 변호사 조모 씨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조 변호사는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고발장 전달이 지금 굉장히 큰 문제와 논쟁이 되고 있다"며 "이에 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고, (확인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법률적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함께 진행되고 있는 업무방해죄 사건 재판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밖에 최 대표 측은 혐의를 놓고 당시 방송 중 나온 질문에 입장을 밝혔을 뿐 선거법에서 금지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선거운동 기간 중 기소되고 그 내용을 검찰이 공표한 상황에서 후보자는 법리적 측면 등 입장 표명을 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도 (후보자 입장을 들어) 나름의 정보를 얻고 판단하게 될 일"이라며 "과거 수많은 후보자가 기소된 상태였는데 (혐의를 부인했다고) 고발당하거나 기소된 사례가 있는지 의문이다. 기소라는 공권력 발동에 밝힌 의견을 허위사실 공표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변호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조모 군에게 발급한 인턴 확인서는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 역시 조 군이 영어 번역을 했다고 인정했다며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
재판 뒤 취재진과 만난 최 대표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수사권을 가진 검사가 보복하면 검사가 아닌 깡패라 이야기한 전직 검사가 있다. 그분이 공직자 의무를 버리고 선거판에 뛰어들면서 한 정치공작이 드러나고 있다"며 "저는 늘 (기소는) 검찰의 정치 공작이고 진실이 드러날 거라고 말했고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심경도 밝혔다.
이어 최 대표는 "기자들도 (전달된 고발장에) 포함된 거로 안다. 이 사람들(검찰)은 언론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윤 전 총장이 계속 검찰총장이었다면 얼마나 언론을 속이고 현혹했을지 꼭 성찰하시라"고 당부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21대 총선 기간 팟캐스트 등에 출연해 국회의원에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7년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법무법인 청맥'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줬으면서 "조 전 장관 아들이 실제로 인턴 활동을 한 것을 확인하고 경력 확인서를 보내줬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다. 1심은 최 대표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 다음 재판은 11월 10일 오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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