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권고기한 임박·초과 화이자 백신 잇딴 접종사고...고대구로병원 140명 등 160여명 오접종
  • 김병헌 기자
  • 입력: 2021.09.04 15:58 / 수정: 2021.09.04 16:20
··코로나19 백신접종 자료 사진. / 더팩트 DB
코로나19 백신접종 자료 사진. / 더팩트 DB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대학병원등 대형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해동후 접종 권고기한을 넘긴 코로나 19 백신이 접종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오접종사고는 공교롭게 화이자 백신 접종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화이자 백신은 냉동 상태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전 냉장고 혹은 상온(2~8도)에 해동해 쓴다. 미개봉 바이알(병)은 상온에서 최대 2시까지만 보관해야 하고, 이를 식염수에 희석했다면 6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하는등 다른백신에 비해 관리가 까다롭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부산지역 종합병원에서 같은 사고가 일어나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인 3일 울신의 대형병원에서 비슷한 오접종 사고가 일어난데 이어 4일에는 유사한 사고가 서울에서 일어났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지난 8월 26~27일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화이자 백신을 최근 140명에게 접종했다. 그런뒤 3일 접종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임박했거나, 약간 초과된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전성에 우려는 없지만 충분한 면역이 생기지 않을 우려가 있어 질병관리청 전문가 심의위원회에서 재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고대구로병원은 오접종 통보이후 즉시 근육통, 몸살 등 이상반응이 있는 접종자들은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응급실로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도 백신이 제대로 된 면역효과를 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대상자들을 상대로 재접종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틀전인 2일에는 울산의 동천동강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90여명에게 접종하는 사고가 있었다. 부산의 한 종합병원에서 같은 사고가 논란이 된 지 하루 만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중구 동천동강병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총 91명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접종했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지난달 25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총 13바이알(병)이 소진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병원 측 부주의로 나중에 입고된 백신이 사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해당 병원에 있던 백신을 모두 회수했다. 그날 진행 예정이던 백신 접종 업무를 중구예방접종센터로 이관했다. 또 이 병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의료기관 위탁도 오는 6일 자로 해지하기로 했다.

울산시도 질병 관리청에 오접종 사고를 보고하고, 해당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 점검을 하고 있다. 이들은 3주 뒤에 다시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다.

앞서 2일엔 부산시 북구의 한 병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병원은 지난달 28일 4명, 30일 4명 총 8명에게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했다.

이들이 맞은 백신은 지난달 27일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 백신 접종자 중 2명은 복통, 몸살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부산에선 이 외에도 유통기한을 넘긴 백신 접종 사례가 2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병원 관계자는 "백신 보관관리 지침에 따라 새로 들어온 유효기간이 짧은 백신부터 선입선출하고 매일 재고 관리와 유효기간을 확인한다"라며 "유통기간이 지난 백신이 접종된다면 병원 시스템적 문제라기보다는 직원 개인의 실수로 추정된다"라고 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각 접종기관이 반드시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접종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접종시행관리팀장은 "오접종 예방을 위한 의료기관 또는 접종기관 지침에서 접종 전에 바이알에 표기된 유통기한을 반드시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bien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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