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최근 학대 호소에 '옛날 일'이라고 말한 부친을 흉기로 찌른 아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새롬 기자 |
"자해 말리다 상처" 주장 배척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부모에게 학대당한 과거를 토로하자 '옛날 얘기'라고 묵살한 부친에게 흉기를 휘두른 아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신혁재 부장판사는 특수존속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자택에서 아버지와 술을 마시던 중 과거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아버지도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으나 되려 훈계를 듣자 아버지를 흉기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A 씨의 아버지는 '옛날 얘기는 그만하고 앞으로 제대로 살길을 찾아라'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 씨 측은 "아버지가 흉기로 자해하려는 걸 말리다 상처가 생긴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해자 상처 부위·상해 정도나 피고인·피해자의 수사기관 진술 요지 등에 비춰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아버지인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것으로 피고인 죄책이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A 씨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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