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세월호 보도 간섭' 이정현 처벌한 방송법 합헌
입력: 2021.08.31 15:35 / 수정: 2021.08.31 15:36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 새누리당 대표)이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이 선고됐다./더팩트 DB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 새누리당 대표)이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이 선고됐다./더팩트 DB

헌재 "방송편성 간섭 엄격히 금지해야"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전 새누리당 대표)가 방송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합헌 결정이 선고됐다.

헌법재판소는 31일 이정현 전 수석이 방송편성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했다.

이 전 수석은 2014년 4월 두차례에 걸쳐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사건에 해경 책임을 지적하는 보도를 대체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 전 수석은 2019년 11월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 방송법 4조 2항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 조항 '간섭'이라는 용어의 별다른 규정이 없지만 죄형법정주의상 명확성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접 관계가 없는 일에 부당하게 참견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간섭의 의미와 큰 차이가 없어 따로 정의 규정을 둘 필요가 없다고 봤다.

'누구든지'라는 단서로 행위의 주체를 가리지 않았지만 1차적으로 국가권력을 가리키며 시민단체·노동조합·대기업·광고주도 포함된다고 해석했다.

헌재는 "방송편성 자유와 독립을 위해 방송사 외부인이 방송편성 관계자에게 특정한 요구를 하는 등 방송편성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체 행위를 금지한다는 의미"라며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방송편성에 대한 모든 의견 개진과 비판을 금지하지 않고 '간섭'했을 때만 처벌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않는다고 결론냈다. 방송법은 법률에 따른 규제와 간섭은 허용하며 청구인인 이 전 수석과 같이 특수지위에 있는 사람은 해명자료 등 공식적으로 의견을 표명할 방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국가권력은 물론 사회 여러 세력이 법률 절차에 따르지 않고 방송편성에 개입하면 국민 의사가 왜곡되고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해가 발생한다"며 "청구인처럼 방송종사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간섭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으로 방송편성 간섭행위를 엄격히 금지해야 할 필요가 크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권력과 방송이 유착한 우리 방송법 역사를 볼 때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개입한 것은 방송편성 자유에 대한 간섭행위라고 보고 합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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