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여자' 아프간인 378명 입국…박범계 "난민보다 배려"
입력: 2021.08.26 18:04 / 수정: 2021.08.26 18:04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에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에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생계비·정착지원금 지원…장기체류 자격 부여"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한국 정부를 도운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을 태운 군 수송기가 26일 오후 4시24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특별기여자'로 인정하고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한민국을 도운 아프간 친구들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정부는 수차례 토론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특별입국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4시53분 전체 입국 대상자 391명 중 378명을 태우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출발한 수송기는 약 11시간30분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나머지 13명은 다른 수송기를 타고 입국할 예정이다.

특별입국 대상자들은 아프간 한국대사관과 KOICA, 한국병원, 한국직업훈련원, 한국 기지 등에서 근무하면서 정부의 아프간 재건사업에 협조했던 이들이다. 전체 입국자 절반 이상은 미성년자며, 영유아도 상당수 있다.

박 장관은 "입국자들의 성별이나 연령, 구체적인 인적사항 등 인적이 특정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소상히 설명해 드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단기방문(C-3) 도착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했다. 곧이어 장기체류가 허용되는 체류자격(F-1)으로 신분이 변경된다. 정부는 이들이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6~8주간 임시생활을 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장기체류 자격(F-2)을 부여할 방침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에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프간 현지 조력자 및 가족들 한국 이송에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 때문에 법무부는 '대한민국에 특별한 기여가 있거나 공익 증진에 이바지한 외국인'에게 취업이 자유로운 장기체류 자격(F-2)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F-2는 한국 영주권을 받기 위해 국내에 장기 체류하려는 외국인들이 발급받는 비자로 1회 부여 시 5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은 F-2를 받아 자립 생활하게 된다.

박 장관은 "이번 아프간 협력자분들을 염두에 두고 한 개정작업인 것은 틀림없다"며 "그러나 개정되면 다양한 케이스의 좋은 분들이 대한민국에 정착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국민의 우려가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방역조치와 신원검증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입국과 동시에 PCR 검사를 하고, 입국 후 격리기간에도 두 차례 더 검사할 예정이다.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는 의사 4명과 간호사 6명이 상주하며, 법무부 직원 40명도 파견됐다.

박 장관은 "신원검증도 관계기관을 통해 철저히 실시했고, 이후로도 거듭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없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책임지겠다"고 언급했다.

법무부는 이들에게 난민인정자에 준하는 지원을 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입국자들은 아프간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기여했던 조력자다. 난민보다는 생계비, 정착지원금, 교육 등에서 다소 더 많은 배려가 있을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는 향후 임시생활을 거쳐 최종 법령 개정에 따른 준비가 되는 대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공군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인 공정통제사(CCT : Combat Control Team)가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우리와 함께 일했다는 사실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모른 채 할 수 있겠는가. 외국인 정책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느낀다"며 "우리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위상에 맞는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줄 때"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임시생활 기간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잘 익힐 수 있도록 적응 준비를 한다는 계획이다. 빠른 시간 내에 적응해 자립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사회통합 교육도 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이들은 당분간 심리안정이 필요하다.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기로 한 충북도민과 진천, 음성 군민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며 "우리를 도와준 이들을 저버리지 않는 포용적이고 의리감 넘치는 대한민국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의 깊은 이해와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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