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희 사건' 의사 징역 3년…"공장식 수술로 골든타임 놓쳐"
입력: 2021.08.19 16:40 / 수정: 2021.08.19 16:40
고(故) 권대희 씨를 수술실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장 모(52)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권대희 씨 어머니 이나금 씨가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들에게 정말 비참하다. 죽는 사람만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용석 기자
고(故) 권대희 씨를 수술실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장 모(52)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권대희 씨 어머니 이나금 씨가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들에게 "정말 비참하다. 죽는 사람만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용석 기자

소송 5년 만에 1심 선고

[더팩트ㅣ정용석 기자] 수술로 출혈이 심한 환자를 방치해 숨지게 한 '고 권대희 사망 사건'으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장모(52)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마취과 전문의 이모 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을, 의사 신모 씨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간호조무사 전모 씨는 선고를 유예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장 씨, 마취과 전문의 이 씨의 업무상과실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앞둔 20대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유족들의 고통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공장식 라인 수술을 돌리느라 수시간 이렇다할 치료행위 없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말았다"면서 "장 씨 등은 업무상 주의 의무 위반 혐의가 매우 무겁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해자 어머니는 폐쇄회로(CC)TV를 수집하고 수술 관계자의 흔적을 분 단위, 초 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했다. 사망한 아들의 사인을 밝히려는 지난한 행적이 느껴진다"고 무거운 처벌을 원하는 유족의 입장을 강조했다.

서울 강남 모 성형외과 원장인 장 씨는 2016년 대학생이던 권 씨를 수술하면서 주의를 소홀히 해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장 씨는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수술실을 30분 동안 비우고, 간호조무사인 전 씨에게 해당 시간동안 지혈을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권씨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상태에 빠져 49일만에 숨을 거뒀다.

검찰은 지난 7월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에서 조립되는 제품처럼 피해자를 수술했고, 피해자는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장씨에게 징역 7년 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의사 이 씨에겐 징역 6년, 신 씨에겐 징역 4년, 간호조무사 전 씨에겐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권 씨 어머니 이나금 씨는 방청석에 앉아 재판 시작 전부터 아들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 씨는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와 기자들에게 항소 뜻을 밝히며 "의무기록지 허위 기재가 민사에서 인정됐고 장 씨와 이 씨, 신 씨의 공동책임도 인정됐는데, 형사 재판에서 배제됐는지 이해 안 간다"며 "2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요청하겠다. 살인죄, 상해치사죄를 공소장 변경을 통해 요청하는 것은 변호사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y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