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징계에 반발해 제기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이동률 기자 |
"검사징계법으로 직접 기본권 침해되지 않아"…"검찰총장 중립성 훼손" 소수의견도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징계에 반발해 제기한 헌법소원이 각하됐다.
헌법재판소는 24일 검사징계법 조항이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청구를 각하했다. 재판관 7대1의 의견이다.
검사징계법 5조 2항 2호, 3호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징계위원으로 검사 2명, 변호사·법학교수·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각각 1명 등 총 5명을 위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조항이 검찰총장에 적용될 때는 공무담임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윤 전 총장의 심판 청구가 부적합하다고 보고 각하했다.
헌재 판례에 따르면 법률조항이 헌법소원 대상이 되려면 그 조항 때문에 직접, 현재 기본권이 침해돼야 한다. 조항에 근거한 구체적 집행행위로 비로소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면 직접성이 없다.
다만 집행행위 전에 이미 결과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라든가, 집행행위에 구제절차가 없거나 구제될 가능성이 없다면 헌법소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헌재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징계위원 5명을 위촉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은 윤 전 총장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검사징계위원회가 구성돼 징계를 의결해 해임·면직·정직 등 징계처분이 있을 때 비로소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는 위원 3명은 임기가 3년으로 징계 건마다 위원이 새로 위촉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장관이 지명한 위원이 과반수가 되지않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징계위가 무혐의나 불문 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집행행위 전에 윤 전 총장의 법적 지위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판시했다.
윤 전 총장은 현재 징계취소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제절차나 구제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헌재는 지적했다.
이선애 재판관은 홀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징계를 청구한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원 직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준사법기관인 검찰총장의 직무수행상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더팩트 DB |
이선애 재판관은 홀로 반대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징계를 청구한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원 직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준사법기관인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며 "공무담임권 침해 사유는 헌법상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따라 심판 청구 당시 이미 발생했다"고 소수의견을 제출했다.
윤 전 총장이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이 판결 전이라 헌법소원이 인용된다면 영향을 줄 수 있어 심판의 이익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 측 변호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을 만나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헌재 결정 내용을 보면 징계처분 취소 소송과 직접 연관성은 없다. 헌법 재판과 행정소송이 직접 논리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징계가 절차적, 실질적 사유에서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것을 행정소송 재판에서 밝혀나가겠다"고 말했다.
lesli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