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라지고 치졸함만"…옛 여친 협박한 20대 혼쭐낸 판사
입력: 2021.06.23 05:00 / 수정: 2021.06.23 05:00
이별 통보를 한 전 여자친구에게 사귀던 중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러 차례 협박한 남성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새롬 기자
이별 통보를 한 전 여자친구에게 '사귀던 중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여러 차례 협박한 남성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새롬 기자

이별 통보하자 수차례 협박…벌금 100만원 선고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이별 통보를 한 전 여자친구를 수차례 협박한 남성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사랑은 사라지고 치졸한 협박만 남은 상황을 만든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광호 부장판사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당시 여자친구 B 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모두 여섯 차례 B 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자신과 사귀던 중 B 씨가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알리겠다며 '네 주변 사람한테 다 말해야 할 것 같다', '내 인생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하겠다', 'OO 커뮤니티에 올리면 진짜 완전히 뒤집어질 사연' 등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 씨 측은 이러한 발언이 협박죄 구성요건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사연을 올리겠다고 지목한 커뮤니티 역시 대학생이 사용하는 익명게시판으로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은 피해자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뉘앙스의 말로서, 피고인의 의사결정에 따라 언제든 실행될 수 있는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로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피해자의 생활 영역과 관련성이 큰 익명게시판에 게시하겠다는 위협 또한 피해자 지인이 신원을 추측할 위험성이 큰 상황을 만들겠다는 것이어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라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제하던 피해자에게 분노했을 여지는 있으나 사랑은 사라지고 치졸한 협박만 남은 상황을 만든 책임이 크다. 치졸한 협박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게 고통만을 주기 위한 가학적인 것"이라며 "이러한 잘못된 행동은 상대방 인격을 파괴하고 더 큰 상실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초범이고 반성 태도를 보이는 점, 이성적인 태도를 되찾아 재범하지 않기로 다짐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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