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윤석열' 향해 활 시위…"피하지 않겠다"는 공수처
입력: 2021.06.19 00:00 / 수정: 2021.06.19 00:00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선화 기자

"조사할 만한 사건은 입건…관련 자료 더 있어"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활 시위를 당겼다. 정치적 논란이 있더라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앞으로 수사 전개가 주목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검토 중이다. 옵티머스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재판 모해위증교사 조사 방해 의혹에 해당하는 혐의 내용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대선 행보를 시작한 만큼 일각에서는 공수처의 수사 의도를 문제 삼는다. 여권은 공수처가 오히려 윤 전 총장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야권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김진욱 처장은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 수사 착수 배경에 대해서는 "사건사무규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정치적 논란이 있는 사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정치적 고려나 판단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른 법률적 판단과 결정을 하라는 것이 국민 요청이 아닐까 싶다"며 "수사대상이 누구이건 간에 예단이나 선입견없이 수사 후 범죄혐의가 인정되면 공소제기를 하고, 인정되기 어려우면 떳떳하게 불기소결정을 하면서 국민 앞에 이유를 소상히 밝히는 것이 수사기관의 책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전 총장 관련 사건의 경우 '조사할 만한 사건'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현재까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은 총 1570여 건으로 이 중 900건 정도가 처리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건이나 윤 전 총장 사건 등 공개된 사건은 8건이다. 시민단체 사세행은 윤 전 총장을 고발한 총 10건의 고발 건 중 옵티머스 의혹 등 2건만 입건 통보를 받았다.

김 처장은 "공수처에 사건이 접수되면 고소고발장 자체로 이유가 없고 각하될 사건은 불입건해서 사건을 종료시키거나 바로 검찰·경찰에 이첩을 한다"며 "이 두 가지 경우가 아니면 사건사무규칙상 입건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사건은 불입건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에 넘기지 않고 공수처가 직접 수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수사진을 꾸린 지난 4월부터 두 달 간 사건을 살펴본 결론인 셈이다. 공수처는 사건분석조사 담당검사가 먼저 사건을 검토한 뒤 입건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법조계에서는 대선 9개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5개월을 앞두고 공수처가 윤 총장 수사를 결정한 배경이 있으리라고 본다.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수사를 선택할 만큼 혐의가 무겁다고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기념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동률 기자

공수처는 조만간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김 처장이 사건 관련 자료가 사세행의 고발장 외에 더 있다고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진욱 처장은 고발장 외에 자료가 더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세히 말할 수는 없으나 있다"라고 답했다.

특히 "관련자 소환 등 수사 착수가 언제 가능한지는 수사 관련 사항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관련 자료는 (검찰에) 요청했고, 아직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윤 전 총장이 피의자 신분이냐는 질의에 "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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