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데 뚫고 언 곳 녹이고…김오수의 '종횡소통'
입력: 2021.06.14 05:00 / 수정: 2021.06.14 05:00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을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을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중앙지검·공수처·경찰청 거리 좁히기…박범계 장관과는 '밀당'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취임사에서 '소통'을 약속했던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내외 소통채널을 '풀' 가동하는 모습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때 중단됐던 서울중앙지검, 서울남부지검 등의 주례보고를 재개한다. 지난해 윤 전 총장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이성윤 서울고검장과 의견 충돌로 유명무실화된 지 11개월 만이다.

이로써 김 총장은 앞으로 매주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정기 보고를 받게 된다. 대검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 검찰총장은 매주 수요일 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나 주요 사건을 논의하고 지시했다. 주요 경제범죄들을 맡는 서울남부지검장과도 한달에 2차례 정기 보고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지휘 문제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이 갈등을 빚으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보고가 중단됐다.

검찰총장이 주재하는 대검 부장회의도 앞으로 매일 열린다. 대검은 지난 11일 오전 10시 첫 정기 부장회의를 개최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중심 검찰로 나아가는 과제의 체계적 수행과 조직 안정을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검찰총장은 대검 부장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각 부서에서 지휘하는 수사 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받고 공유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지난해 9월부터 특정 사안이 있을 때만 부장회의를 열라고 지시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취임 상견례 차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찾아 김진욱 공수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취임 상견례 차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찾아 김진욱 공수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대외적으로도 소통 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김 총장은 지난 8일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을 찾아가 소통을 약속하고 왔다. 논란이 된 '기소권 유보부 이첩' 등 갈등 현안을 놓고 김 총장이 "실무진들이 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히면서 협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렀다.

김 총장이 경찰청장을 방문한 것도 윤 전 총장과 대비되는 행보다. 그는 지난 7일 김창룡 청장을 만난 후 "두 기관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수사권 조정 시행 후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간의 첫 만남이었다. 이에 앞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퇴임 하루 전 민갑룡 경찰청장을 찾아가 작별인사까지 나눴다. 검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반면 후임인 윤 전 총장은 임기 중 경찰청을 한차례도 찾지 않았다.

검찰조직 개편과 인사를 두고 법무부와도 활발히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다. 김 총장은 지난 3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고위간부 인사안을 놓고 예정에 없던 저녁 식사까지 하며 마라톤 협의를 벌였다.

의견 차가 큰 검찰 조직개편안도 대화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 8일 저녁 8시경 박 장관과 만나 자정까지 4시간가량 동안 논의했다. 대검이 직제개편안에 공식적으로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힌 지 반나절 만에 이뤄진 만남이었다. 김 총장의 소통은 효과를 봤다. 박 장관은 회동 다음날인 9일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법리 등 견해차가 있는 부분에서 상당 부분 좁혔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법무부에 이견은 감추지 않으면서도 대화로 좁히는 '밀당'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앞서 취임사에서 "내부적으로 검사, 수사관, 실무관, 행정관들이 민주적으로 소통하면서 협력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저부터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종으로, 횡으로 폭넓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법원, 공수처, 경찰 등 국가기관과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bohena@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