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장관과 총장의 시간'…검찰 인사 카운트다운
입력: 2021.06.04 05:00 / 수정: 2021.06.04 05:00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왼쪽)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 자리에 앉고 있다. /남윤호 기자

2시간 만에 공식 회담 종료…식사 자리서 추가 논의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인사를 놓고 이견을 확인했지만 만찬까지 이어가며 막판 조율에 나서 예상대로 4일 인사가 발표될지 주목된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에서 검사장급·승진 전보에 대한 인사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면담은 약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협의 후 청사를 나온 두 사람의 표정은 밝지는 않았다. 오후 6시 1분께 고검 청사를 나온 박 장관은 '인사안 조율을 다 끝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드릴 말씀은 없고, 아주 충분히, 자세히 들었다"고 밝혔다.

의견이 대립했는지를 묻자 "그것을 얘기할 개재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조직개편안을 놓고도 "충분히 이야기 들었다"고 짧게 답변한 뒤 차량에 올랐다.

뒤이어 나온 김오수 총장은 "저에게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시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의견을 드리고 설명도 했으나 저로서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의견충돌 여부에도 같은 대답이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두 사람은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 조직개편안을 두고 입장차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직후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짧은 입장문에서 "총장은 현재 논의 중인 직제개편안에 대한 일선의 우려와 개선방안을 전달했고, 이에 대해 장관은 검찰개혁의 큰 틀 범위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현장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김 총장은 장관 면담 후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부분, 6대 범죄는 직접 수사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둬야 하지 않는가 의견을 말씀드렸다. 직제와 관련해서는 장관께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제가 더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총장이 검찰 구성원들의 반대 의견을 강력히 전달하면서 배수진을 쳤을 가능성도 있다.

당초 두 사람은 구체적인 인사 명단까지 준비했지만 조직개편안에 막혀 진도를 못 나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일로 예상했던 인사 발표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 속에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이날 오후 6시반부터 9시쯤까지 저녁 식사를 겸해 추가 논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박범계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놓고 빚어진 '신현수 파동'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을 부정할 수 없다. 김오수 총장은 취임 첫 현안에서 '면'이 서지 않는다면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두 사람이 어떻게든 접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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