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사의로 '검찰 물갈이 인사' 예고…사실상 거취 압박
입력: 2021.05.30 00:00 / 수정: 2021.05.30 08:05
법무부 고위 간부 3명이 28일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6월초 예정된 검사장급 인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남용희 기자
법무부 고위 간부 3명이 28일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6월초 예정된 검사장급 인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남용희 기자

박범계, 인사적체 지적→검찰인사위→법무부 간부들 사의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택시기사 폭행 의혹으로 검찰과 경찰 수사를 받던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사의 표명에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뒤따르자 법무·검찰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경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교체설이 나오던 이용구 차관은 지난 28일 물러날 뜻을 공식화했다. 강호성 범죄예방정책국장과 이영희 교정본부장도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이들이 남긴 말도 의미심장하다. 이 차관은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라며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호성 국장과 이영희 본부장도 "조직 쇄신과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라고 물러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인사 적체가 있어 검토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법무부 고위 간부 3명이 화답하듯 사의를 밝힌 셈이다. 박 장관의 발언은 검찰 인사에 염두를 둔 것이지만 법무부가 '분위기 띄우기'에 나선 모양새다.

법무부 고위간부 3명이 사의를 밝힌 날 오후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때가 됐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조 고검장은 이용구 차관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 인사청문회 바로 다음날인 27일 박 장관의 인사적체 지적이 나오고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리는 등 인사 논의가 숨가쁘게 진행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총장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시한은 31일이다. 이르면 내달 1일 김오수 총장이 취임하고 박범계 장관과 상견례 겸 인사 논의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앞은 박범계 장관./이새롬 기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머리를 만지고 있다. 앞은 박범계 장관./이새롬 기자

특히 검찰인사위에서 고위 간부 인사 적체를 놓고 '탄력적 인사' 방안이 논의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 28일 출근길에서 '탄력적 인사'의 뜻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사과정을 다 설명해 드리기는 어렵다.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기수 파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수원 23~24기인 고검장급들이 용퇴하지 않으면 검사장급 보직으로 내려보낼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 사실상 거취 압박을 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고검장급 보직은 전국 6개 고등검찰청장,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법무부 차관이다. 현재 공석은 지난 4월 장영수 고검장이 물러난 대구고검장 한 곳뿐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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