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 혐의' 박삼구 전 금호 회장 구속 기소
입력: 2021.05.26 15:41 / 수정: 2021.05.26 15:41
검찰이 26일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더팩트 DB
검찰이 26일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더팩트 DB

검찰 "계열사 동원해 금호고속 부당 지원"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부당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김민형 부장검사)는 26일 계열사 박 전 회장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윤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와 박모 전 그룹 경영전략실장, 김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도 기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금호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12월 28일 금호터미널 등 금호그룹 4개 계열사 자금 총 3300억원을 인출해 금호고속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인수 대금으로 쓰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6년 4월 29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고속에 2700억원으로 싸게 매각한 혐의도 있다. 같은 해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금호산업 등 금호그룹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무담보 저금리로 총 1306억원을 빌려준 혐의도 받는다. 이 기간 게이트그룹이 금호고속에 약 1600억원을 투자해주는 대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기내식 독접 사업권을 게이트그룹 계열사에 1333억원으로 낮은 가격에 매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윤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와 박모 전 그룹 경영전략실장, 김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도 기소했다./임세준 기자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윤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와 박모 전 그룹 경영전략실장, 김모 전 그룹 전략경영실 상무도 기소했다./임세준 기자

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지원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8월 금호산업 등에게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박 전 회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전략경영실을 중심으로 금호고속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금호고속은 박 전 회장 중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던 회사로, 총수일가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이 50.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강제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 10일 박 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지난 13일 박 전 회장을 구속했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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